[이슈속으로]미국, 유럽 이어 아프리카까지...100조 시장, K-건설기계 나선다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2024.03.23 06:09
글자크기
[이슈속으로]미국, 유럽 이어 아프리카까지...100조 시장, K-건설기계 나선다


국내 건설기계 업계가 틈새시장 아프리카를 공략하고 나섰다. 시장의 규모는 아직 작지만, 정치적 안정세와 경제 발전으로 건설기계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광역 딜러와 계약을 맺는 등 잠재력을 높은 아프리카 시장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는 최근 수단에서 중대형 굴착기 60대 대규모 수주를 거뒀다. 수단 내전 이후 건설기계 무역이 재개되면서 선제적으로 시장에 재진입해 거둔 성과다.



아프리카 시장은 건설기계 업계에서 신흥시장으로 꼽힌다. 그간 잦은 내전 등으로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았지만, 경제적 성장세가 빠른데다 자원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상위 10개국 중 6개국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멈춰있던 각종 투자도 진행된다. 도로, 항만 등 경제 인프라뿐만 아니라 송유관, 정유설비와 같은 고부가가치 플랜트 건설수요도 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모도르 인텔리전스는 아프리카 건설시장 규모를 2024년 약 584억 달러(약 78조 원)에서 연평균 5.07% 성장해 2029년 약 748억 달러(약 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한다.



아프리카에서 한국 건설기계의 비중은 높지 않다. 주로 미국의 캐터필러나 중국의 삼일중공업·줌라이언, 일본의 코마츠 등이 선점하고 있었다. 자국 건설업체의 공급능력이 부족해 상당 부분을 해외 건설업체에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인 것. 시장 진출의 여지가 열려있는 틈새시장이란 평가를 받는 이유다.

HD현대건설기계는 아프리카 시장에서 영향력 확보에 나섰다. 모리타니를 비롯한 서아프리카 7개국에 주변국 판매를 함께 담당할 광역 딜러를 지정하고, 동아프리카 남수단, 에티오피아 등지에서 신규 딜러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아프리카 건설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유럽에서 활동하던 광역 딜러와 계약을 맺었다. HD현대건설기계의 브랜드 인지도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며, 딜러들이 회사 측에 먼저 연락을 해오는 경우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판매 실적도 회복세를 보인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아프리카 시장 굴착기 판매량이 2021년 약 500대 대비 지난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지만, 올해 들어 반등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올해 아프리카 시장 1분기 예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전후 성장할 것이라 기대한다.


HD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회복에 대비해 아프리카를 비롯한 신흥시장 선점이 필요한 때"라며 "대형건설장비 라인업 보강으로 주력 시장 고객을 공략하는 한편, 신규 딜러를 발굴해 판매 네트워크를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HD현대건설기계가 아프리카 수단에 공급하는 22톤급 굴착기(모델명 HX220HD) /사진제공=HD현대사이트솔루HD현대건설기계가 아프리카 수단에 공급하는 22톤급 굴착기(모델명 HX220HD) /사진제공=HD현대사이트솔루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