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손흥민과 어깨동무, 6만 관중도 '하극상 논란' 용서... "이강인!" 뜨겁게 외쳤다 [상암 현장]

스타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이원희 기자 2024.03.2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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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미드필더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극상 논란에 거센 비판을 받아온 이강인이었지만, 진심을 다한 사과에 축구팬들도 이강인을 용서했다. 6만명이 넘는 관중이 이강인의 이름을 뜨겁게 외쳤다.

황선홍 임시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는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3차전 태국과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최대 관심은 단연 이강인에게 쏠려 있었다. 축구팬들이 이강인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중요했다. 이강인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캡틴' 손흥민(32토트넘)과 물리적 충돌을 빚은 탁구 게이트 사건을 일으켰다. 이강인이 10년 선배 손흥민에게 대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축구팬들도 분노했다. 이강인을 향해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많은 논란에도 황선홍 임시감독은 이강인을 대표팀에 선발했다. 이강인도 무려 3번이나 사과했다. 이 기간 손흥민이 있는 영국으로 직접 찾아가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대선배답게 손흥민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강인은 전날(20일) 대국민 사과도 임했다. 대표팀 훈련에 앞서 이강인은 취재진 앞에 서 "축구팬들께서 아시안컵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사랑과 관심, 너무 많은 응원을 주셨는데, 그만큼 보답해드리지 못하고 실망시켜드려 너무 죄송하다"며 "앞으로도 좋은 축구선수뿐 아니라 좋은 사람, 팀에 도움이 더 될 수 있고 모범적인 사람이 되도록 많이 노력하며, 그런 선수와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강인은 인터뷰가 다 끝난 뒤에도 허리를 90도 숙여 다시 한 번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진심을 다해 사과한 이강인은 이제 한국 축구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강인은 태국전 선발 명단에서 제외돼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그라운드에 나와 몸을 풀었다. 전광판을 통해 대표팀 선수를 소개하는 시간. 이강인 차례가 되자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인 팬들은 이강인을 향해 뜨거운 함성과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자칫 이강인에게만 야유가 쏟아졌다면 선수 본인은 크나큰 상처를 받을 수 있었는데, 우려했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날 이강인은 후반 17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때도 축구팬들은 이강인을 향해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이강인의 이름도 여러 차례 울려퍼졌다. 이강인도 후반 25분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며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했다. 승리를 선물하지는 못했지만,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르 누비며 팀을 위해 헌신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이강인은 동료들과 함께 한국축구팬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한국 팬들도 다시 한 번 "이강인"을 부르며 박수를 보냈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 대한민국 이강인과 손흥민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 대한민국 이강인과 손흥민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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