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장남 "1조 투자 유치, 시총 50조 기업으로…안되면 물러난다"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4.03.2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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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구단비 기자사진 왼쪽부터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구단비 기자


"(한미사이언스 (33,500원 ▲200 +0.60%)에) 1조 이상 투자 유치할 수 있습니다. 투자유치금으로 바이오 공장을 짓겠습니다. 제약강국 한미약품그룹을 다시 살려내고 싶습니다. 제가 반드시 시총 50조 기업으로의 성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리고 실패할 경우엔 물러나겠습니다."

임종윤 한미약품 (310,500원 ▲500 +0.16%) 사장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미약품그룹은 OCI그룹 간 통합 문제를 두고 모녀와 형제로 나뉜 오너일가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임 사장은 이날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와 오는 28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형제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임 사장은 "450개 화학 의약품을 론칭한 한미약품은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 노하우가 있고 이것이 진정한 한미의 미래"라며 "한국의 '론자'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스위스 제약사인 론자는 세계 CDO(위탁개발)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한미사이언스를 다품종 소량 생산을 전문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에 집중해 순이익 1조원의 회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과의 통합을 반대하고 있는 임 형제는 앞서 한미의 미래전략으로 5년 안에 순이익 1조원 회사, 시가총액 50조원 진입, 장기적으로는 제2의 현대기아차그룹처럼 시가총액 200조원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임 사장은 "과거 중국에서 북경한미약품의 순이익률을 25% 낸 경험이 있다"며 "순이익 1조를 달성하기 위해선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고 그 외 파트는 매각하는 등 금융공학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 사장은 "우리가 주주 제안하지 않았다면 한미의 67% 주주가 무시당할 뻔했다"며 "이번 OCI와의 통합 계약은 대주주 변경, 합병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특별의결사항이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표 대결을 앞둔 임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7.38%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기금에 적극적인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의결권 행사 등으로 기업 경영에 관여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면서도 "한미와 OCI 합병이 이뤄진다면 앞으로도 계속 분쟁 소지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합병한다는 그림을 보면 지배구조가 굉장히 불투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만약 형제 측의 사내이사 선임 등이 실패하더라도 선임 회장의 지분보다 많은 67%를 목표로 지분을 모으겠다고 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임종훈 대표는 "한미약품에서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많이 배웠다"며 "만약 한미약품그룹이 더 성장하기 위해선 문화를 아는 사람이 해야 하지 않겠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분 12.54%를 가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입장에 대해선 "이번 기회에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아직 결정은 내리지 않으셨지만 경영을 하는 분이고 선대회장과의 친분도 있기 때문에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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