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정 일중한의원장
남편과 은퇴 생활을 즐기는 60대 여성은 전국 곳곳 명산을 찾아다니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일주일에 한 번은 산악회원들과 함께 장거리 전용 버스를 타고 먼 지방을 다녀온다. 그런데 최근 생각지도 않은 고민거리가 생겼다. 방광질환이 생기면서 소변 횟수가 부쩍 늘고 외출 중에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 당황하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긴 시간 나들이하거나 장거리 여행을 할 때는 물도 마시지 않고 주변에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 먼저 살피는 등 나름대로 대비를 하지만 불안과 불편은 여전하다.
나들이 나서기 좋은 계절이다. 그런데 전립선이나 방광질환으로 평소 잦은 소변이나 급박뇨가 있는 중장년층은 여간 걱정이 아니다. 성인의 경우 하루 5~8회 정도 소변을 보는 것이 일반적이며 대략 10회까지도 정상으로 볼 수 있다. 보통 소변을 10회 이상 자주 보는 것을 빈뇨라고 하고 갑자기 요의를 느껴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을 급박뇨라 한다. 특히, 후자는 여러 유형의 배뇨장애 중에서 남녀 불문 삶의 질을 크게 떨어트린다. 모임이나 영화관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소변이 마려운가 하면,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 중에도 소변이 마려워 당황스러운 상황에 마주한다. 급박뇨는 과민성방광과 만성 방광염 환자들에게 주로 나타나며 전립선 비대증이나 만성전립선염이 있는 중년 남성들도 경험할 수 있다.
과민성방광으로 인한 급박뇨는 소변을 자주 보지 않게 하는 항콜린제, 평활근이완제 등 약물 치료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원인에 대한 치료라기보다는 증상 완화의 목적이 크다. 끊임없이 재발이 반복되면 몸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장기 복용의 부작용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관건은 기능이 떨어진 방광의 탄력을 회복하고 자율신경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동의보감 의전을 근거로 자연 한약 요법은 방광의 탄력성을 되살리고 신장, 간장, 비장 등 배뇨에 밀접하게 관여하는 장기들의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러 유형의 배뇨장애 중에서 한방 치료의 반응이 빠르고 효과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과민성 방광증후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