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유망 시장" 식당서 병원·호텔·슈퍼 진출한 中로봇업체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4.03.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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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자오 차이나] 중국 서비스 로봇 기업 '키논로보틱스'

편집자주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하고 때로는 의존하는 관계가 수십세기 이어져 왔지만, 한국 투자자들에게 아직도 중국 시장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G2 국가로 성장한 기회의 땅. 중국에서 챙겨봐야 할 기업과 이슈를 머니투데이의 '자오자오 차이나' 시리즈에서 찾아드립니다.

키논로보틱스 국제사업부의 랴오광보(廖光波) 부총재. /사진제공=키논로보틱스키논로보틱스 국제사업부의 랴오광보(廖光波) 부총재. /사진제공=키논로보틱스


"세계 로봇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서비스 로봇 도입은 사람이 더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서비스 수준을 높여줍니다. 서비스 로봇의 보편화가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도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2010년 중국 상하이에 설립된 '키논로보틱스'(KEENON·擎朗智能)는 서비스 로봇 기업이다. 2014년 1세대 식당 서빙 로봇 '샤오랑'을 출시한 데에 이어 2016년에는 무인 배달 로봇 'T1'을 출시, 2018년부터 유명 훠궈 프랜차이즈 업체인 '하이디라오'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2020년 코로나19(COVID-19) 시기에는 중국 100개 이상의 병원과 검역소에서 키논로보틱스의 배송 로봇이 사용됐다.



창립 이후에는 시리즈A부터 시리즈D까지 네 차례 투자를 받았다. 2020년에는 중국 빅테크 기업인 알리바바와 소프트뱅크 벤처스 아시아 등에서 1억위안(약 185억9200만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2021년에는 사우디 아람코 산하의 벤처투자펀드 프로스퍼리티 세븐 벤처스로부터 2억달러(약 2683억원)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키논로보틱스는 중국 식음료 서비스 로봇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중국 식음료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키논로보틱스의 점유율은 60%를 넘는다. 키논로보틱스의 제품은 중국 전역을 넘어 한국, 일본, 미국, 독일 등 60곳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 진출했다. 현재는 전 세계에서 매일 5만여대의 제품이 사용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키논로보틱스 국제사업부의 랴오광보(廖光波) 부총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요식업계에서 최초로 무인 배달 로봇을 공급한 업체로서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라며 "앞으로도 시장 수요를 파악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로봇이 더 나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키논로보틱스의 다이너봇 T9. /사진제공=키논로보틱스키논로보틱스의 다이너봇 T9. /사진제공=키논로보틱스
코로나19 팬데믹은 요식업을 비롯한 각종 산업에 서비스 로봇의 도입을 가속화했다. 키논로보틱스는 서비스 로봇의 적용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서비스 로봇이 식당에서 서빙 역할만을 수행했다면 이제는 호텔, 병원, 학교, 사무실, 슈퍼마켓 등에서 청소, 길 안내, 물품 배달, 의약품 조제 등의 기능을 갖춘 로봇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것이다.

키논로보틱스도 변화에 발맞춰 안내 로봇, 호텔 로봇, 서빙 배달 로봇, 소독 방역 로봇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다. 랴오 부총재는 "중국 내 호텔 2000여곳에서 배달, 청소 등의 기능을 가진 자사 로봇을 배치해 운영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있다"라며 "서비스 로봇을 도입하며 호텔은 더 많은 비객실 수입을 창출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했다.


병원에서도 서비스 로봇의 사용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랴오 부총재는 "병원에서도 로봇이 안내, 소독, 약품 배송, 온도 측정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의료진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이외에 온라인 쇼핑몰이나 물류센터, 배송 업체 등에서도 서비스 로봇이 인력의 빈자리를 메우고 기존 직원들을 보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키논로보틱스의 버틀러봇 W3. /사진제공=키논로보틱스키논로보틱스의 버틀러봇 W3. /사진제공=키논로보틱스
서비스 로봇의 용도가 다양해지면서 산업 규모도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전 세계 로봇 시장 규모는 370억달러(약 49조5985억원), 이 중 서비스 로봇의 시장 규모는 280억달러(37조5340억원)로 추산된다. 특히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해 2027년까지 327억달러(약 43조8343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키논로보틱스 측은 세계적으로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로봇 산업은 비교적 성숙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랴오 부총재는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의 국가들은 인공지능(AI)이 가져올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라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의 산업 자동화 속도도 가속화되는 모습은 글로벌 로봇 산업이 황금기에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특히 한국은 고령화, 인구 감소, 인건비 상승 등의 사회 문제로 서비스 로봇 업체들에게 유망 시장이라는 평이다. 랴오 부총재는 "한국은 로봇 시장 규모가 크고 로봇의 보급이 널리 되어 있는데다 변화가 빠른 곳이기도 하다"라며 "다른 국가와 비교되는 독특한 점은 맞춤 제품 대한 수요가 많고 솔루션이 비교적 세분화돼 초기 진입장벽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랴오 부총재는 앞으로 서비스 로봇이 한국 사회를 바꿔나갈 것이라고 봤다. 랴오 부총재는 "한국의 서비스 로봇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이미 서비스업 노동 시장의 구조를 바꿔가고 있다"라며 "로봇의 보편화는 사람들이 보다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서비스 산업 자체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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