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원자로 한 걸음 더… '전자빔 용접시스템' 국산화했다

머니투데이 박건희 기자 2024.03.2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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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계연구원

기계연 협력기업인 한라이비텍에 설치된 대형 전자빔 용접 시스템의 모습. /사진=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 협력기업인 한라이비텍에 설치된 대형 전자빔 용접 시스템의 모습. /사진=한국기계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잠수함이나 발사체 외관 등 두께 100밀리미터(㎜) 이상인 강철판을 용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차세대 SMR(소형모듈원자로) 압력용기의 제작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고출력 전자빔 용접시스템도 확보했다.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은 서정 부산기계기술연구센터 레이저기술실용화연구실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한국전기연구원, 부경대, 한라이비텍 연구팀과 공동으로 60킬로와트(kW)급 고출력 전자빔 용접시스템 국산화 기술과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 용접·접합학회지'에 지난해 12월 발표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일반 전자빔 용접 기술과 달리 강철판 용접 시 제작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국부 진공' 방식이다. 기존 기술은 진공 체임버 내부에 용접시스템을 설치한 후 용접하기 때문에 체임버 내부를 진공 상태로 만드는 작업(진공 배기)에 긴 시간이 소요된다. 국부 진공은 용접부만 부분적으로 진공 상태로 만들기 때문에 준비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대형 전자빔 용접시스템에 전자총(빔을 만드는 장치)과 고전압 장치를 장착한 시스템을 만들고 운전하는 데 성공했다. 대형 진공 체임버 내부에서 수행되는 용접 공정을 외부에서 모니터링하고 전자빔의 용접선을 자동으로 추적할 수 있는 트래킹 기술도 개발했다.



기계연은 공동연구팀에서 제작한 전자총을 탑재해 대형 전자빔 용접 시스템을 설계·제작했다. 100㎜ 이상의 두꺼운 금속부품을 한 번에 용접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이번 기술 개발로 수입 장비보다 50% 저렴하게 장비를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두께 200㎜ 이상 강철판을 쓰는 SMR 압력용기까지 용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SMR은 전기 출력 300메가와트(MW)급 이하의 소형원자로로 정부가 선정한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다.

서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고출력 대형 전자빔 용접시스템 기술과 현재 기계연에서 개발 중인 국부진공챔버 기술을 접목하면 SMR 압력용기의 용접이 가능해진다"며 "용접 시간 단축과 경제성을 확보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제조 기반 생산시스템 기술개발 사업 '첨단소재부품용 전자빔 용접 장비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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