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현 페블스퀘어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소비전력 200분의1 뉴로모픽…IBM시절 경험 기반 개발
페블스퀘어 개요/그래픽=조수아
뉴로모픽 반도체는 인간의 뉴런(뇌신경)을 모방한 코어 병렬 배치 기술로 하나의 반도체에서 연산과 저장을 모두 가능하게 한 반도체다. 병목현상을 근본적으로 없앤 것이다. PIM(Processing-In-Memory) 기술로 현재 주류인 AI반도체(NPU)를 넘어선 3세대 반도체로도 평가받는다. IBM, 인텔, 퀄컴 등도 2010년대부터 뛰어들었다.
이충현 페블스퀘어 대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IBM에 재직하면서 뉴로모픽 반도체를 연구했다. 이 대표는 "2010년대만 해도 뉴로모픽 반도체는 주목받지 못했다"며 "초거대 AI의 등장으로 병목현상 해결이 핵심과제로 떠오르면서 뉴로모픽 반도체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렇게 설계된 페블스퀘어의 반도체는 결과적으로 전력소비와 제조단가를 크게 낮췄다는 평가다. 2분기 공개 예정인 3세대 칩 '파파야'를 사용한 보드(컴퓨터)는 엔비디아의 AI용 보드인 '젯슨 나노'와 유사한 성능을 내면서 소비전력은 200분의 1까지 줄였다. 설계 특성상 높은 등급의 파운드리 공정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가격도 10배 이상 저렴하다. 완성된 보드의 크기는 5~6배 작다.
대량 양산 성공 가능성도 높다. 페블스퀘어는 지난해 이미 2세대 칩 '민트'의 50만개 양산에 성공했다. 이 대표는 "'민트'는 간단한 홈 IoT(사물인터넷) 가전 등에 적용하는 저사양 칩이지만, 뉴로모픽 칩의 초저전력·가격경쟁력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한 중견기업 가정용 스마트기기에 탑재돼 온디바이스AI 구동 PoC(개념실증)에 성공했고 현재 납품 대기 중"이라고 했다.
"빅테크 레이싱카 매달릴 때…경차부터 양산하려 창업"
이충현 페블스퀘어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 대표는 일단 초급 성능이어도 뉴로모픽 반도체를 상용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기름 대신 물로 가는 차를 만들자면서 한 번에 F1레이싱카를 만들어 성공하기는 어렵다"며 "경차라도 좋으니 물로 움직이는 걸 만들고 싶었다"고 비유했다.
이에 2019년 IBM을 퇴사하고 중국 저장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로 취임한 이 대표는 뉴로모픽 반도체 연구를 이어가 시범 생산에 성공한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에서 창업한 기업이 페블스퀘어다. 이 대표는 3세대 파파야 칩의 개발로 이제 중형세단 수준의 차를 만들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뉴로모픽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 대표는 "온디바이스AI 흐름이 이어지면서 이를 작동시킬 초저전력, 저가, 소형의 특징을 가진 뉴로모픽 반도체가 각광받을 것"이라며 "앞으로 설계 고도화뿐 아니라 뉴로모픽 반도체에 최적화된 멀티모달 AI(시각·청각 등 다양한 정보을 처리하는 AI) 소프트웨어 모델도 개발해 더 많은 곳에 온디바이스AI가 적용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