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액 먼저 공개"…현대백화점그룹, 주주환원 팔 걷어붙였다(종합)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2024.03.2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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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배당액 보고, 4월에 투자결정"...'주주가치 제고' 정부 정책에 발맞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현대백화점그룹이 이른바 '깜깜이 배당'을 없애기 위해 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배당 절차 개선에 나선다. 주주 환원 정책 강화를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정부 정책과 사회적 요구에 선제적으로 부응하기 위해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재의 '선(先) 배당기준일, 후(後) 배당액 확정 방식'을 '선(先) 배당액, 후(後) 배당기준일 확정 방식'으로 바꿀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은 배당금을 먼저 확인한 뒤 투자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 배당 예측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룹 내 10개 상장 계열사가 이달 중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기준일 관련 정관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현대지에프홀딩스·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현대그린푸드·한섬·현대리바트·지누스·현대에버다임·현대이지웰·대원강업 등 그룹 내 10개 상장 계열사가 개정 대상이다.



이들 10개 상장 계열사는 기존 '매 결산기말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 또는 등록질권자에게 배당을 지급한다'는 정관 내용을 '이사회 결의로 이익배당을 받을 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기준일을 정할 수 있으며 기준일을 정한 경우 그 기준일의 2주 전에 이를 공고해야 한다'로 개정해 투자자가 배당액을 사전에 확인한 뒤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배당 절차를 개선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배당기준일 관련 정관 변경안이 주총에서 통과되면 10개 상장 계열사는 내년 3월 주총에서 배당금 규모를 확정한 뒤, 4월경 결정되는 배당기준일에 주식을 보유한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주 입장에서는 배당 규모를 확인하고 난 뒤 투자 여부를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어 배당 예측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현대백화점그룹은 주주환원 정책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장기 배당 정책을 수립해 최근 발표했다.

현대백화점은 앞으로 3년간 최소 배당액을 기존 최소 1000원 이상에서 1300원 이상으로 상향했다. 현대홈쇼핑은 3년간 주당 2500원 이상의 배당액을 보장한다.

현대그린푸드는 향후 3년간 주당 최소 325원 이상 배당하기로 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도 최소 주당 150원 이상 배당하는 정책을 수립했으며, 2023년도 주당 배당액은 50원 상향된 200원을 지급하는 안을 공시했다.

한섬과 현대리바트, 현대이지웰, 대원강업, 현대에버다임 등 5개 계열사도 앞으로 3년간 최소 배당 성향(배당금 비율)을 10~20%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대표적인 주주 환원책으로 꼽히는 자사주 소각도 진행중이다.

지누스는 발행주식 수의 약 2.3% 수준을 오는 4월 내에 소각할 예정이며 현대그린푸드는 오는 2028년까지 자사주 10.6%를 신규로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한섬은 각각 발행주식의 약 4%와 5%의 자사주를 소각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시장과 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그룹 내 모든 상장 계열사가 참여한 통합 기업설명회(IR)를 진행했으며, 올 상반기 중에도 통합 IR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보다 전향적인 주주 친화 정책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라며 "단일 지주회사 중심의 새로운 지배구조가 구축된 만큼 그룹 차원에서 자회사의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가치를 높이는데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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