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킬 논란' 황대헌, 깁스하고 귀국한 박지원에 사과 안 했다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4.03.2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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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지난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지난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에서 '팀킬 논란'을 불러온 황대헌(25·강원도청)이 반칙 후에도 사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황대헌은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자신을 둘러싼 '팀킬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뉴스1에 따르면 그는 "경기에서 경쟁하다 보면 여러 변수가 발생하는데, 이번에 (박)지원이형이 그 대상이 돼 마음이 안 좋다.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대 고의로 그런 건 아니니 너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기 후 박지원에게 사과했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노코멘트" 하겠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이에 "따로 대화를 나눈 것이 없냐는 말이냐?"고 되묻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그는 "세계선수권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내 죄송하다. 재정비해서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황대헌의 연이은 반칙으로 메달 획득에 실패한 박지원은 목과 왼쪽 팔에 깁스를 한 채 입국장에 들어섰다. 박지원은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박지원은 "(황대헌과 충돌) 직후에는 흥분감 때문에 못 느꼈는데 이후 속이 울렁거리는 현상이 계속됐다"며 "목 근육도 안 좋아서 깁스로 고정을 해둔 상황이다. 목과 머리에 충격을 받다 보니 팔도 저리고 붓는 느낌이 나서 깁스했다. 최대한 안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지원은 '황대헌과 벌써 세 차례 충돌했는데 어떤 생각이 드냐?'는 말에 "그 부분에 대해선 지금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고 말을 아꼈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박지원이 지난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박지원이 지난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앞서 두 사람은 지난 17일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에 나란히 출전했다.

결승선 3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1위로 달리던 황대헌은 박지원(서울시청)이 곡선주로에서 안쪽을 파고들며 추월하자 손을 이용해 그를 밀쳤다. 중심을 잃은 박지원은 휘청이며 대열에서 이탈했고, 경기 후 황대헌은 페널티를 받고 실격됐다.

그 전날 열린 1500m 결선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결승선까지 3바퀴 남은 상황에서 선두로 달리던 박지원을 황대헌이 무리하게 추월하며 몸으로 밀어냈다. 균형을 잃은 박지원은 최하위로 밀렸다.

이후 황대헌은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지만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심판진이 반칙을 선언해 황대헌에게 페널티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0월에 열린 ISU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결승에서도 황대헌은 박지원의 발목을 잡았다. 당시 황대헌은 앞서 달리던 박지원을 뒤에서 밀치는 심한 반칙을 범해 옐로카드를 부여받고 모든 포인트가 몰수되기도 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메달 획득 실패는 박지원에게 뼈아픈 결과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규정에 따르면, 차기 시즌 국가대표는 세계선수권대회 국내 남녀 선수 중 종합 순위 1명이 자동 선발되지만 해당 선수는 개인전 1개 이상의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해야 한다.

박지원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악의 불운 속에 단 한 개의 메달도 획득하지 못했고 국가대표 자동 선발 기회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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