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선정 디자인 기자
20일 네이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연구개발비는 1조9926억원이다. 전년(1조8091억원) 대비 10.1% 증가했다. 단순 규모로 따지면 역대 최대지만, 매출 증가율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네이버의 연 매출은 전년 대비 17.6% 증가한 9조6706억원이다.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이다.
문제는 자회사를 제외한 네이버의 자체 연구개발비는 감소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별도 기준 네이버의 연구개발비는 6357억원으로, 전년(7374억원) 대비 13.8% 줄었다. 별도 기준으로 연구개발비가 감소한 것은 2017년(2944억원, 전년 대비 11.5%↓) 이후 처음이다.
IT(정보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연 1조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는 국내기업 중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20%를 넘는 기업은 네이버가 유일하다"면서도 "다만 몸집이 커지는 만큼 그에 걸맞은 연구개발이 따라줘야 하는데 아쉽다.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자칫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네이버는 AI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했지만 크게 주목받진 못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영향력이 있는 VC(벤처캐피털) '앤드리슨호로위츠'가 최근 발표한 '생성형 AI 사용량 순위'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 '라이너'(회사명·서비스명 동일)는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 캐릭터닷AI(회사명·서비스명 동일)에 이어 4위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반면 네이버는 순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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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지난해 8월 생성형 자체 LLM(초거대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후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 AI 검색 서비스 '큐:' 등을 베타서비스로 선보였다. 하지만 두 서비스 모두 현재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네이버 관계자는 "각 사업부문의 꾸준한 성장과 함께 2023년 초 연결 매출에 반영된 자회사 '포시마크(2023년 1월 인수한 중고패션 플랫폼)' 등의 영향으로 매출폭이 크게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연구개발 비중이 감소된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자회사를 제외한 네이버 자체 연구개발비 감소 역시 클로바 등 AI 관련 연구조직이 자회사인 네이버클라우드로 2023년 초 이동한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