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마이너스 금리' 마침표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정혜인 기자 2024.03.20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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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금리 0~0.1% 인상 단행키로
국채 무제한 매입·매도 정책 폐기

19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도쿄 일본은행 본사에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친 후 8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종료를 선언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19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도쿄 일본은행 본사에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친 후 8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종료를 선언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일본이 2007년 이후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8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에서 탈출했다.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을 골자로 한 고(故) 아베 신조 총리의 이른바 '아베노믹스'에서 벗어나는 본격적 행보로 읽힌다.

19일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이틀간 가진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금리를 0~0.1% 수준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1990년대 거품붕괴 이후 장기 불황에 빠진 일본은 2016년 2월부터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해 단기 정책 금리를 -0.1%로 유지해왔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이날 오후 기자 회견에서 2%의 물가 안정 목표에 대해 "지속적·안정적으로 실현해 나갈 수 있다고 전망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또 "임금 인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 강도가 강화하고 있다"며 "이번 결정으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대폭 상승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일본은행 단기금리 추이일본은행 단기금리 추이
일본은행은 그간 안정적인 물가상승률 2% 목표 달성과 기업의 임금인상을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의 종료 조건으로 제시해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물가는 올랐지만 임금은 따라가지 못했는데 올해 기업들이 5% 넘게 임금을 올리고 있어 마이너스 금리 종료에 힘을 실었다. 지난 1월까지 물가를 감안한 실질임금은 22개월 연속 감소 중이었다.



일본은행은 이날 마이너스 금리 종료와 함께 2016년 9월 도입한 수익률곡선통제 정책(YCC)도 폐기했다. 그간 설정했던 장기금리 유도 목표(0% 내외)와 금리 변동폭 상한선(1%)을 모두 없앤다. YCC는 특정 만기 국채 금리 목표치를 설정해 그 수준을 유지하도록 국채를 무제한으로 매입·매도하는 통화 정책으로, 정부가 시장 기능을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10년에 도입한 상장지수펀드(ETF) 및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도 중단한다.

이날 금리를 올렸지만 일본은행은 2% 물가 상승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당분간 완화적 금융 환경을 유지하겠단 방침이다.

일본 노조 요구 임금인상률 추이/출처=일본노조총연합회, 후생성, 블룸버그(점선은 요구 실선은 회답 기준)일본 노조 요구 임금인상률 추이/출처=일본노조총연합회, 후생성, 블룸버그(점선은 요구 실선은 회답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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