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한국인들, 반려 '돌' 키워"…외신에 소개된 독특한 휴식법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4.03.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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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이모씨가 여행길에 반려 돌멩이를 동반했다./사진=월스트리트저널 캡처30대 이모씨가 여행길에 반려 돌멩이를 동반했다./사진=월스트리트저널 캡처


과로한 한국인들이 반려견 대신 '반려 돌멩이'를 키우고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7일(현지 시간) 최근 한국에서 작은 돌을 반려동물처럼 키우는 '반려 돌멩이(PET ROCK)'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려돌은 바쁜 한국인들이 휴식을 위해 찾은 또 하나의 '특이한' 방법이라고 소개하면서 30대 여성 이모씨의 사례도 소개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그는 서울에서 혼자 살다가 지난해 11월부터 친구에게 선물받은 반려돌을 키우면서 함께 여행도 다니고, 대화도 한다고 했다.



한국에서 반려돌 인기가 높아진 것은 2021년, 세븐틴·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등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자신이 기르는 반려돌을 공개한 때부터라고 전했다.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서 반려 돌멩이 가격은 1개당 1만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그러면서 월스트리트저널은 1970년대 미국에 있었던 기괴한 유행이 아시아에서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원천으로 새롭게 태어났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판매 중인 반려돌/사진=네이버 쇼핑 캡처한국에서 판매 중인 반려돌/사진=네이버 쇼핑 캡처
실제 1970년대 중반 미국에서는 애완용 돌멩이가 큰 인기를 누린 바 있다. BBC보도에 따르면 '게리 달'이라는 사람이 애완용 돌멩이를 만들고 완벽한 애완동물로 묘사했다.



그는 친구들과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얼마나 유지비가 많이 들고 힘든지 친구들과 토론하다가 "돌멩이라는 완벽한 애완동물을 가지고 있다"고 어필했고 상품화 아이디어를 냈다.

반려 돌멩이는 "먹이를 줄 필요도, 씻겨줄 필요도 없다. 산책을 시켜주지 않아도 되고, 여행으로 집을 비웠을 때 나갈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캐치 프레이즈 아래 수개월 간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판매됐고, 덕분에 그는 수백만달러를 벌었다.

처음 '반려 돌멩이'를 생각해 낸 게리 달/사진=게티이미지처음 '반려 돌멩이'를 생각해 낸 게리 달/사진=게티이미지
그는 '반려 돌멩이'라고 쓰인 포장용 상자 안에 멕시코 해변에서 수입한 달걀 모양의 돌멩이를 담았다. 종이 상자에는 숨구멍을 뚫고 밀짚 둥지에 돌멩이를 앉혀 진짜 애완동물처럼 판매했다. 돌멩이를 훈련시키는 매뉴얼까지 담겼다.


매뉴얼에는 "애완 돌멩이는 훈련하기 쉽다. '앉아', '가만히 있어', '죽은 척 해봐'를 아주 빨리 배울 수 있다" 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돌멩이는 하나당 3.95달러에 팔렸는데, 현재 물가로 변환하면 15달러(한화 약 2만원) 수준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 반려 돌멩이는 1975년 500만개 이상 판매됐고 그는 수백만 달러를 벌었다. 이에 차를 메르세데스로 바꾸고 오두막집에서 수영장 딸린 대 저택으로 이사했다.

1978년에는 중국 본토에서 몰래 가져왔다는 먼지를 아크릴 상자에 담아 5.95달러에 팔기도 했지만 사업에 실패했다. 한국의 '봉이 김선달'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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