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주총 시즌' 돌입… 큰형님 등판하는 기업들에 시선집중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4.03.1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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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도 밸류업]①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 역할론 부상

편집자주 올해 들어 한국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기업 밸류업' 이슈가 3월 주주총회 시즌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상장사들의 주주환원 정책 확대 경쟁이 전개되는 가운데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존재감도 커진다. 밸류업 정책 효과가 힘입어 주주행동주의가 새로운 시작점에 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래픽=조수아 기자./그래픽=조수아 기자.


이번 주부터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를 포함한 주요 상장사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슈퍼 주총 시즌'에 돌입한다. 이번 시즌의 최대 관심사는 주주환원 정책 확대 등 밸류업 행보에 동참할지 여부다. 금융당국이 기관투자자의 투자지침서라 할 수 있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개정하면서, 기관투자자가 밸류업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기관투자자의 맏형격인 국민연금이 밸류업에 동참 의지를 보이면서 국민연금 지분율이 높고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기업들에 이목이 쏠린다.

국민연금 '밸류업' 요구 직면한 상장사 주총에 관심↑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전체 상장사의 78%에 해당하는 2055개사가 이번 주부터 2주간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오는 20일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21일 현대차 (249,500원 ▼500 -0.20%), 22일 DL (50,500원 ▲900 +1.81%), 26일 NAVER (181,500원 ▼1,200 -0.66%)(네이버) 등이 예정돼 있다. 특히 전체 상장사의 64%인 1684개사가 3월 셋째 주(25~29일)에 주총에 나서 이달 말에 일정이 몰렸다.



이번 주총의 핵심은 밸류업 동참 여부로 떠올랐다. 주총 시즌을 앞두고 금융위원회가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기관투자자의 행보에도 관심이 높아졌다. 기관의 보다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요구를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개정된 내용을 보면 기관투자자는 앞으로 '투자 대상 회사가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소통하고 있는지' 점검한다. 따라서 밸류업 참여 여부가 기관투자자의 주요 투자 결정 요소가 되고, 이번 주총에서 이와 관련해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국민연금의 보유 지분율이 높고 PBR이 낮은 기업들에 주목한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의 적극적인 정책 참여가 예상된다"며 "특히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높고 최근 수급이 양호한 종목들은 보다 강하고 직접적인 주주환원과 밸류업 요구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 (2,725원 ▼15 -0.55%)과 하나증권 등이 보고서에서 언급한 이들 기업은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지분율 7.5%) △삼성엔지니어링 (26,600원 ▲750 +2.90%)(9%) △DL (50,500원 ▲900 +1.81%)(12.3%) △DL이앤씨 (35,150원 ▲300 +0.86%)(10.9%) △대상 (21,700원 ▼50 -0.23%)(12.5%) △현대해상 (31,600원 ▲600 +1.94%)(11.6%) △포스코인터내셔널 (45,400원 ▲650 +1.45%)(10.1%) △LG이노텍 (213,500원 ▲1,000 +0.47%)(9%) △KB금융 (76,000원 ▲6,700 +9.67%)(7.9%) △두산 (137,600원 ▲2,600 +1.93%)(13.6%) △한전KPS (34,850원 ▲500 +1.46%)(12.2%) 등이다.

개미들의 주주환원 목소리도 커져…"주총, 기업 선별할 기회"
/그래픽=조수아 기자./그래픽=조수아 기자.
주총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주주환원 등 주주제안 목소리도 커지는 추세다. 한국상장사협의회에서 발표한 정기주주총회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주주제안 안건 상정 기업 수는 전년 대비 62% 증가한 47개사로 집계됐다. 주주제안 안건 수는 175건으로 전년보다 78% 증가했다.


지난해 상정된 주주제안 안건 중에서는 임원 선임·해임이 96건(54%)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외에 주주환원(22%), 정관변경(16%), 임원 보수(4%) 등 순이다. 전통적으로 비중이 높았던 임원 선임·해임을 제외하면 주주환원 관련 안건 수가 늘었다. 자기주식 취득·소각 등 관련 안건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총 4건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12건으로 증가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주제안 안건이 실제 가결되지 않더라도, 주주 의견 개진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기업들의 자발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이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밸류업이 부각된 올해 주총은 자발적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힘쓸 기업을 선별할 수 있는 중요 이벤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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