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천재 '차·은·우' 뜨자 폭등… 외국인도 반했다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4.03.1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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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도 밸류업]④K-증시, '차·은·우' 효과 톡톡히 봤다

편집자주 올해 들어 한국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기업 밸류업' 이슈가 3월 주주총회 시즌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상장사들의 주주환원 정책 확대 경쟁이 전개되는 가운데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존재감도 커진다. 밸류업 정책 효과가 힘입어 주주행동주의가 새로운 시작점에 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식천재 '차·은·우' 뜨자 폭등… 외국인도 반했다


K-주식시장에 '차·은·우'가 대세로 떠올랐다. 정부의 정책 효과로 자동차(차), 은행(은), 우주항공·방산(우) 관련 종목들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부터다. 그중에서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설 기업들에 관심이 집중됐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차·은·우' 종목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아 (118,200원 ▲1,600 +1.37%)현대차 (249,500원 ▼500 -0.20%)는 올 들어 각각 16.71%, 18.9% 오르며, 코스피 상승률(0.03%)을 상회했다. 국내 은행주인 KB금융 (76,000원 ▲6,700 +9.67%)(34.01%), 신한지주 (46,750원 ▲3,250 +7.47%)(19.18%), 하나금융지주 (60,000원 ▲3,400 +6.01%)(41.47%)와 우주항공·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35,000원 ▼6,000 -2.49%)(53.01%), LIG넥스원 (169,500원 ▲5,500 +3.35%)(25.98%), 현대로템 (38,450원 ▼2,700 -6.56%)(18.8%) 등도 올랐다.



정부 정책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자 '차·은·우' 종목들이 상승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체질 개선, 공시 시스템 정비, 주주환원 강화 등이 골자다. 일본 정부가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미만 상장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개선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했다.

투자자들은 일본과 유사하게 국내 상장기업 중 PBR 1배 미만의 기업들이 정부 정책에 따라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등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봤다. 실제로 저PBR 기업들 중 일부는 최근 시장 친화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기아는 지난해 결산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5600원으로 결정했다. 시가배당율은 6.4%인데 현대차(4.6%)보다 높다. 여기에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환호를 받았다. 국내 대표 은행주인 KB금융도 지난해 결산 배당금을 1530원으로 결정했다. 기지급된 배당금(1530원)을 포함하면 전체 주당 배당금은 3060원인데 전년(2950원)보다 늘었다.

우주항공·방산주는 정부의 '한국형 3축 체계' 강화 정책에 따라 수혜를 받는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 체계 보강에 정부는 올해 6조9000억원을 투입한다. 전년 대비 12% 증가한 수준이다. 방산수출 목표를 200억달러로 설정해 관련 산업 육성에도 나선다. 국내 증시에선 'K-록히드마틴'을 꿈꾸며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했던 한화그룹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높은 주목을 받는다.

주식천재 '차·은·우' 뜨자 폭등… 외국인도 반했다

외국인도 푹 빠진 '차·은·우'…현대차 주식 4910억원 샀다
'차·은·우' 효과를 예상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찌감치 관련 종목들을 사들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공개된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5일까지 3주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대차를 4910억원 어치 사들였다. 전체 코스피시장 순매수액 규모 1위다. KB금융(251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170억원), 우리금융지주 (14,350원 ▲330 +2.35%)(1900억원), LIG넥스원(1860억원) 등도 순매수했다.

글로벌 IB들은 이 종목들의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계 IB인 UBS는 현대차(23만→29만5000원)와 기아(11만→14만8000원)의 목표주가를 올리며 이 기업들의 향후 주주환원 정책과 경쟁력이 강한 주가 흐름을 지지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UBS는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총 9조원의 FCF(잉여현금흐름)를 창출하고 5조6000억원을 주주에게 환원함과 동시에 순현금 잔고를 35조원으로 유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완성차 업체들의 견조한 현금흐름과 재무상태를 고려할 때 주주친화적 조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식 '강력매수' 추천 리스트에 현대차를 추가했다. 기존 리스트에 포함된 국내 주식은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 KB금융, 하이브 (201,500원 ▼10,500 -4.95%) 뿐이었다. 골드만삭스의 현대차와 KB금융 목표주가는 각각 29만원, 6만7000원이다. CLSA증권은 단순히 저평가 받는다는 이유로 주가가 오를 수 없고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요건)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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