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진짜 무서울 정도" 류현진 'AI급' 구종 배분에 사령탐 감탄, 야바위 같은 투구에 타자는 '죽을 맛'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2024.03.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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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시범경기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시범경기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한화 최원호 감독(왼쪽)과 류현진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한화 최원호 감독(왼쪽)과 류현진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와, 그런데 진짜 무서울 정도로 (구종) 비율 배분을 잘한다."

투구 퀄리티도 좋은데 거의 'AI급'으로 던지는 구종을 분배하고 있다.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두뇌피칭으로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최원호(51) 한화 이글스 감독은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시범경기 원정경기를 앞두고 이날 선발투수였던 류현진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등판은 류현진이 정규시즌 등판을 앞두고 가지는 최종 리허설이었다. 오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2024 KBO 리그 개막전에 선발투수로 나서기 전 류현진은 두 차례 시범경기에 등판할 계획이었다.

지난 1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는 4이닝(62구) 3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이어 4일 휴식 후 등판한 롯데전에서는 투구 수를 76개까지 끌어올리면서 5이닝 6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등판을 마쳤다. 이로써 시범경기 2경기에 등판,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한화 류현진이 12일 대전 KIA전에서 투구하고 있다.한화 류현진이 12일 대전 KIA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이미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올스타 선수로 활약할 정도의 클래스를 지닌 선수인 만큼 투구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최 감독도 "오늘(17일) 중점적으로 볼 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던지고 나서의 회복 상태를 볼 것이다"고 했다. 류현진도 등판 후 "(시범경기) 두 번 다 4일 턴으로 했는데 괜찮았다. 이제 5일 쉬고 등판하기 때문에 충분하다"고 상태를 설명했다.

앞선 등판에서 류현진은 이미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8㎞, 평균 144㎞까지 나올 정도로 몸 상태를 끌어올린 상황이었다. MLB 통계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수술 이후 복귀했던 류현진의 지난해 속구 평균 구속은 88.6마일(142.6㎞)이었다. 최 감독은 '구속은 이미 만족하나'는 질문에 "그렇다. 구속은 그 정도면 충분하다. 평균 140㎞ 중반대에 최고 140㎞ 후반대만 나오면 변화구 퀄리티가 높고 제구가 좋아서 타자들이 빨리 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트라이크를 계속 먹고 쳐야 하니 볼을 못 본다. 그러면 코너웍이 되는 공을 치게 되고, 투구 수가 줄면서 자연스레 이닝이 늘어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최 감독은 "와, 진짜 무서울 정도로 (구종) 비율 배분을 잘한다"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는 "직구와 변화구를 반씩 던지고, 변화구 3가지를 3분의 1씩 던진다"며 "무슨 수첩에 적으면서 던지는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실제로 12일 KIA전에서 류현진은 총 62구 중 46.8%인 29구를 직구로 던졌다. 나머지 33구는 체인지업 12구, 커브 11구, 커터 10구로 절묘하게 배분했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시범경기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공을 받고 있다.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시범경기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공을 받고 있다.
최 감독은 "수첩에 적으면서 던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던지더라"며 "그러면 예측하기가 어렵다. 확률이 높은 무엇 하나를 선택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직구도 몸쪽과 바깥쪽이 있다. 그러면 이거는 정말 복불복으로 쳐야 한다. 타자들이 치기가 더 어려울 거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야바위처럼 어떤 공이 나올 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여기에 류현진은 모든 구종을 스트라이크존 보더라인에 제구할 수 있다. 그러면서 패스트볼의 위력도 올라가게 된다. 최 감독은 "유희관 선수가 구속이 느렸는데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게 그런 거다"며 "유희관이 시속 145㎞를 던진다고 생각해보라. 치기 어렵다"고 힘줘 말했다.

17일 경기에서도 류현진은 비슷하게 투구했다. 76구 중 패스트볼 40구(52.6%), 체인지업 16구(21.1%), 커브 12구(15.8%), 커터 8구(10.5%)를 던지며 점검했다. 지난 경기에 비하면 체인지업의 비중이 올라가기는 했으나 모든 구종을 10% 이상 비율로 던졌다.

경기 후 만난 류현진은 이에 대한 질문에 "시범경기고 하다 보니 시즌 때는 많이 바뀔 것이다. 지금은 던지는 체력을 늘리는 기간이라 그렇게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시범경기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사인을 교환하고 있다.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시범경기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사인을 교환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시범경기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시범경기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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