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곳에서 조금씩 산다…편의점 최고상권은 '주택가'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2024.03.19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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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후 상권별 점포당 하루 평균 매출 1위 유지
신규 출점 비중 60% 차지…홈술·홈밥 트렌드 등 영향

서울 시내의 한 GS25 편의점에 야채, 과일, 두부 등 신선식품 등 신선식품이 진열돼 있다./사진=김민우 기자서울 시내의 한 GS25 편의점에 야채, 과일, 두부 등 신선식품 등 신선식품이 진열돼 있다./사진=김민우 기자


주택가가 편의점 최고의 상권으로 떠올랐다. 과거 업무시설지구(오피스), 유흥가, 역세권 등에 이어 3~4순위 입지였으나 2020년 1순위 입지로 올라선 후 현재까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확산한데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 패턴이 양극화 되면서 편의점이 장보기 채널로서 떠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GS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당 하루 매출이 가장 높은 상권은 주택가였다. 점포당 평균 매출을 기준으로 볼 때 10년 전(2014년)만 해도 오피스, 유흥가, 역세권, 주택가 순이었다. 하지만 2020년부터 주택가가 점포당 평균 매출 1위에 올라서더니 올해(1~2월 기준)까지 이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주택가 매출이 오르기 시작한 것은 2018년 하반기부터"라며 "이때부터 주택가 점포당 평균 매출이 다른 상권 평균 매출을 추월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 7월부터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일찍 귀가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인근 편의점 이용객 수와 매출이 동반 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2020년부터는 주택가 점포당 평균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다른 상권을 모두 제치고 매출 1위에 올라섰다. 이 기간 홈술, 홈밥 등의 트렌드가 집중적으로 확산하며 주택가 편의점 매출을 크게 끌어올렸다.

또 코로나19 기간 중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와 같이 다중 이용 유통 시설을 기피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한 가장 큰 수혜자는 쿠팡과 같은 온라인 쇼핑 채널이었지만, 이때부터 집 근처 편의점에서도 소량의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기 시작했다.



GS25 상권별 점포당 일평균 매출 순위/그래픽=윤선정GS25 상권별 점포당 일평균 매출 순위/그래픽=윤선정
팬데믹이 끝났어도 이런 흐름은 이어지는 모양새다.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고물가 상황으로 인해 소비 패턴이 대용량 상품을 싼 가격에 많이 쟁여두거나 필요한 상품을 소량으로 구매하는 방식으로 양극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편의점 출점, 운영 전략도 주택가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 6개월 동안 GS25가 신규 출점한 매장 중 60% 이상이 주택가인 것으로 분석됐다. 장보기에 특화된 '신선 강화형 매장'(Fresh Concept Store)도 중점적으로 늘리고 있다. GS25 신선 강화형 매장은 기존 편의점 주력 상품에 더해 농·수·축 신선식품을 비롯해 조미료, 통조림, 즉석식품, 냉장식품 등 장보기 관련 상품 카테고리를 일반 편의점 대비 500여종 더 많은 구색을 갖춘 곳이다.

확장형 신선 강화형 매장의 신선식품 매출은 일반 점포 매출 대비 27.4배 수준으로 분석됐다. 신선식품을 포함한 우유, 조미료 등 주요 장보기 상품의 매출 구성비는 일반 상품 전체 매출의 35%를 넘어섰다. 방문 고객 중 3명 중 1명 이상은 장보기 고객인 셈이다.


CU와 세븐일레븐 등 다른 편의점들도 지난해부터 4㎏ 이상의 대용량 쌀을 비롯해 정육, 수산물 등 식재료 상품을 지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신선식품, 장보기 채널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이때부터 편의점 업계가 앞다퉈 신선식품을 강화하기 시작했다"며 "주택가 중심의 출점전략과 신선식품 강화전략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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