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황대헌, 박지원과 '또또또' 충돌…'팀킬' 논란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4.03.1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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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왼쪽)이 17일(현지시각)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 경기 중 황대헌의 반칙으로 중심을 잃고 있다. /AP=뉴시스박지원(왼쪽)이 17일(현지시각)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 경기 중 황대헌의 반칙으로 중심을 잃고 있다. /AP=뉴시스


쇼트트랙 '세계랭킹 1위' 박지원(서울시청)이 이틀 연속 황대헌(강원도청) 반칙으로 세계선수권대회 메달 획득에 실패하자 '팀킬'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박지원과 황대헌은 17일(현지시각)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에 나란히 출전했다. 하지만 박지원은 황대헌의 반칙으로 완주하지 못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문제는 결승선 3바퀴를 남기고 발생했다. 황대헌에 이어 2위로 달리던 박지원은 세 번째 곡선주로에서 빠른 속도로 안쪽을 파고들었다.

선두 자리를 내준 황대헌은 갑자기 손을 이용해 박지원을 밀쳤고, 중심을 잃은 박지원은 휘청이며 대열에서 이탈했다. 넘어진 박지원은 레이스를 이어가지 못하고 그대로 경기를 포기했다.



경기 후 황대헌은 페널티를 받고 실격됐다. 비디오 판독 결과 박지원이 추월을 한 상황에서 황대헌이 무리하게 막았다는 판정이다.

박지원이 황대헌의 반칙으로 국제대회 메달 획득에 실패한 건 이번만 벌써 세 번째였다. 지난 16일 열린 1500m 결선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결승선까지 3바퀴 남은 상황에서 선두로 달리던 박지원을 황대헌이 무리하게 추월하며 몸으로 밀어냈다. 균형을 잃은 박지원은 최하위로 밀렸다.


박지원을 밀어내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은 황대헌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격렬한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황대헌은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심판진이 반칙을 선언해 황대헌에게 페널티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에 열린 ISU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결승에서도 황대헌은 박지원의 발목을 잡았다. 당시 황대헌은 앞서 달리던 박지원을 뒤에서 밀치는 심한 반칙을 범해 옐로카드를 부여받고 모든 포인트가 몰수되기도 했다.
박지원이 17일(현지시각)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 경기 중 황대헌의 반칙으로 넘어져 있다. /AP=뉴시스박지원이 17일(현지시각)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 경기 중 황대헌의 반칙으로 넘어져 있다. /AP=뉴시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메달 획득 실패는 박지원에게 뼈아픈 결과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규정에 따르면, 차기 시즌 국가대표는 세계선수권대회 국내 남녀 선수 중 종합 순위 1명이 자동 선발되지만 해당 선수는 개인전 1개 이상의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해야 한다.

박지원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악의 불운 속에 단 한 개의 메달도 획득하지 못했고 국가대표 자동 선발 기회를 날렸다. 박지원은 2022-2023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ISU 월드컵 시리즈에서 세계 랭킹 1위에 올랐지만, 시즌 마지막 국제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를 망치며 고개를 떨궈야만 했다.

경기 후 박지원은 "변수가 없는 경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는데 또 변수가 나왔다. 쇼트트랙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이런 변수가 안 생기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틀 연속 박지원에 반칙을 범한 황대헌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취재 구역을 빠져나갔다.

황대헌의 반칙에 같은 국가 선수가 메달 획득에 실패하자 그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진다. 특히 과거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던 일화까지 다시 거론되며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당시 황대헌의 고소에 린샤오쥔은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징계받고 소송에 휘말린 뒤 중국으로 귀화했다. 린샤오쥔은 법정 싸움을 거쳐 무죄를 선고받고 명예를 회복했으나 더는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누리꾼들은 "국대에서 퇴출시키자", "보면서 너무 화가 났다", "너무 고의적이다", "린샤오쥔은 중국으로 보내고 박지원은 군대로 보내려고 하냐", "팀킬 또 하는 건 아니겠지 하고 걱정했는데 결국 또 저러네" 등 비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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