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로봇, 주방 벗어나 공장 향한다…"승부처는 '힘'"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2024.03.19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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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반하중 늘려야 판매 분야 넓힐 수 있어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E시리즈 /사진 제공=두산로보틱스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E시리즈 /사진 제공=두산로보틱스


식음료 시장을 주 무대로 삼았던 협동로봇이 산업 분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그간 한계로 꼽혔던 가반하중(로봇이 들 수 있는 최대 무게)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자동차, 조선 등 중량물을 다루는 업계에서도 협동로봇 도입에 속도를 낸다.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유니버설 로봇은 지난달 신제품 'UR30'를 국내에 선보였다. 시중 제품 중 가장 무거운 무게인 30kg의 가반하중을 견디는 협동로봇이다.



협동로봇은 이름 그대로 사람과 '협동'하는 로봇이다. 전통 산업용 로봇과는 달리 울타리 없이 사람이 로봇 근처에서 일할 수 있다. 가반하중은 그동안 협동로봇의 한계로 지적돼 왔다. 자동화 공정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들어 올릴 부품의 무게를 측정하고, 로봇 팔에 장착하는 엔드이펙터의 무게까지 포함해 협동로봇을 쓸 필요가 있지만 그간 협동로봇의 가반하중은 약 5~15kg 정도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사용이 제한적이었고 식당과 카페 등 외식업 분야에서 주로 쓰였다. 협동로봇이 들어야 하는 무게가 가벼워도 되는 곳들이었다.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수요도 점증했다. 바리스타 로봇, 튀김 로봇, 맥주 로봇 등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국내 협동로봇 기업인 두산로보틱스와 한화로보틱스는 식음료 시장을 겨냥한 모델을 적극적으로 내놓았다.



가반하중이 커지면서 산업 분야에서도 협동로봇을 향한 러브콜이 빗발친다.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꼽히는 조선업계가 협동로봇을 도입한 게 한 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유니버설로봇의 협동로봇 24대를 용접과정에 적용했다. 용접, 도장 등 기피 업무에 외국인 노동자도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협동로봇이 대안이 된 셈이다.
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 내부 전경 /사진제공=두산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 내부 전경 /사진제공=두산
국내 로봇기업도 가반하중 늘리기에 몰두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20㎏ 이상 협동로봇 시장 개척에 나섰던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하반기 가반하중 30㎏ 모델의 협동로봇을 내놓을 예정이다. 한화로보틱스는 가반하중 20㎏ 이상의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한화로보틱스는 조선소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소형 협동로봇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협동로봇 생산을 접었던 HD현대로보틱스도 재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대만 협동로봇 전문기업 테크맨로봇과 협업해 가반하중 5kg부터 15kg, 25kg급 협동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가반하중이 늘어나면 로봇의 크기가 커지고 속도가 느려지는 점은 개선해야 할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볍고 빠르면서도, 무거운 하중을 감당할 수 있는 협동로봇을 개발해야 판매 채널이 넓어질 수 있다"며 "산업용로봇이 제대로 진출하지 못한 업종에 협동로봇이 진입해 노동시장에서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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