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에 '천억' 할인 폭탄 뿌리는 알리…유통가 '쩐의 전쟁' 참전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2024.03.1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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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삼성 공식 파트너사도 품어…온라인 '최저가' 전략 유지

알리익스프레스가 진행하는 창립 14주년 '천억 페스타'./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알리익스프레스가 진행하는 창립 14주년 '천억 페스타'./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1000억 페스타', '10억 팡팡', '10만 5000원 쿠폰'

중국 이커머스 기업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창립 14주년을 기념해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초저가를 앞세워 이미 국내 이용자 수 2위 쇼핑몰로 자리 잡은 알리가 막대한 자금을 쏟은 이번 이벤트로 한국 소비자뿐만 아니라 판매자들까지 끌어모으는 모양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이날부터 27일까지 열흘간 '애니버서리 세일' 행사를 진행한다. 할인쿠폰 코드 발급부터 카드사 중복할인까지 최대 70% 할인을 앞세웠다. 특히 한국 상품을 모아 파는 K 베뉴에서는 최대 100만원 상당의 추가 쿠폰을 추첨해 증정하는 '10억 팡팡 이벤트'도 벌인다.

판매가 1000원부터 시작하는 특가상품 판매부터 프리미엄 상품의 최저가 선착순 판매 등이 진행된다. 이번 행사에는 삼성전자 공식 파트너사도 참여한다. 알리는 한국 발송을 통한 무료배송과 삼성 공식 파트너의 '정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 라이브' 등 일부 제품은 이날 기준 온라인 최저가보다도 낮은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알리는 이번 행사에서 약 1000억원을 투자해 한국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겠다는 취지로 '1000억 페스타'란 이름을 붙였다. 낮은 K 베뉴의 인지도를 끌어 올려 국내 소비자와 셀러까지 더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알리는 지난해 11월 런칭한 K 베뉴에서 더 많은 판매사를 유치하고자 입점·판매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혜택을 진행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어플리케이션에 새로 생긴 '식품' 카테고리. /사진=알리익스프레스알리익스프레스 어플리케이션에 새로 생긴 '식품' 카테고리.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알리는 이번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대대적인 앱 손보기에도 나섰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식품 카테고리다. 알리는 이날부터 식품 카테고리를 새로 신설해 국내에서 식품을 판매하는 판매자들의 상품이 먼저 노출될 수 있게 재정비했다. 이전 알리 앱에서 한국 식품을 키워드를 검색해도 중국 등 해외 사업자들이 오랜 기간 판매해온 제품에 밀려 뒤 페이지에 노출됐다.

이같은 알리의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국내 유통기업들도 '초저가 할인 대전'에 참전하기 시작했다. 티몬은 농협과 상생 프로젝트를 펼치고 삼겹살, 오렌지, 홍게 등 100여종의 신선식품을 최대 할인 40%에 쿠폰 중복 혜택으로 초저가에 판매한다. 위메프도 식품 카테고리 상품을 최대 65% 특가 판매한다. 또 상시 특가 쇼핑관 '지금 핫딜'을 신설해 인기 상품을 최저가에 선보인다.


롯데온은 '롯데 브랜드 시너지'를 활용해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롯데GRS와 손잡고 엔제리너스, 롯데리아, 크리스피크림 등의 인기 상품을 롯데온 단독으로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선보이고, 단독 한정판 상품을 출시하는 식이다.

국내 대형 마트도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연다. 이마트는 미나리, 냉이, 달래 등 제철 신선 먹거리를 최대 50% 할인 판매하고 있다. 과일 물가를 잡기 위해 망고·오렌지 골라 담기 행사도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는 '2024 홈플러스 물가안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과일, 채소, 축산 등 신선식품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가 '천억' '십억' '초저가' 등 직접적이고 다소 노골적인 방식으로 마케팅 경쟁을 하기 시작했다"면서 "알리의 자금력이 바탕이 되는 프로모션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국내 이커머스 업계도 긴장감을 갖고 할인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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