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90억원 바꾼 강남 사무실 진짜 정체…'리딩방' 사기 일당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4.03.18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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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민선 성동서장 "유명 투자 전문가 접근, 쉽게 돈을 벌 수 있다 하면 주의해야"

경찰이 압수한 고가의 외제차. /사진제공=서울 성동경찰서경찰이 압수한 고가의 외제차. /사진제공=서울 성동경찰서


투자 전문가를 사칭하고 일명 '리딩방' 등을 운영하며 피해자 80여명에게서 약 90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자금 세탁 등으로 숨겨진 피해액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가 총 42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18일 주식, 가상자산 투자 등을 유도한 사기 방법으로 약 90억원을 편취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 등)로 일당 8명을 검거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베트남 등 해외에 거점을 두고 △주식·가상자산 투자 리딩방 사기 △부업 알바사기 △금·오일 투자사기 △AI 인공지능 이용 투자사기 △대화 앱을 통한 로맨스형 사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피해자 86명에게서 약 9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소셜미디어(SNS) 오픈 채팅방을 통해 투자전문가를 사칭하고 유튜브 방송 등으로 신뢰를 쌓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면서 "투자 시 최소 50% 이상 수익을 볼 수 있다", "동행신탁프로젝트에 입금하면 저가에 주식을 매입해 300∼600%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코인 거래사이트에 투자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이같이 벌어들인 범죄 수익을 허위 상품권 매매 법인 계좌를 이용해 상품권 업체에서 현금화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 강남구 일대에 오피스텔과 아파트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정상적인 업체를 운영하는 것처럼 가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 일당에게서 현금 22억원, 람보르기니 등 차량 4대, 명품 시계 등 28억3968만원의 범죄 수익을 압수했다.

경찰은 계좌 추적을 통해 확인된 피해액 90억원을 포함해 자금 세탁으로 은닉한 총 피해액 규모가 4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사기 조직 상선, 추가 피해자 확인 등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변민선 서울 성동경찰서장은 "해외 체류 공범에 대해서도 현지 주재관과 협력해 신속히 검거하는 등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며 "유명 투자 전문가로 접근해 투자를 유도하거나 아르바이트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하면 사기가 아닌지 주의해달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기도균 성동경찰서 수사과장이 18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동경찰서에서 상품권 업자와 결탁한 신종사기 자금세탁 일당 검거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3.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기도균 성동경찰서 수사과장이 18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동경찰서에서 상품권 업자와 결탁한 신종사기 자금세탁 일당 검거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3.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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