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M&A 한파 지속…기업결합 건수 2년 연속 감소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4.03.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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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공정거래위원회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한 기업결합 건수가 2년 연속 감소했다. 글로벌 통화긴축으로 고금리가 이어지고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서 2021년 정점을 찍었던 M&A(인수·합병) 시장 숨 고르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SK, 중흥건설 등이 지난해 기업결합을 통해 덩치를 가장 크게 불린 대기업으로 조사됐다.



공정위가 17일 발표한 '2023년 기업결합 심사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이뤄진 기업결합 심사 건수는 927건으로 전년 대비 100건(9.7%) 감소했다.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2020년 이후 3년 만에 1000건 아래로 내렸다.

기업결합 금액은 전년보다 105조원(32.2%) 증가한 431조원으로 집계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89조원) △브로드컴의 브이엠웨어 인수(78조원) △뉴몬트의 뉴크레스트 인수(49조원) 등 일부 대규모 국제 기업결합 건 영향으로 분석된다.



2022년 접수돼 2023년 기업결합 심사가 처리된 45건을 제외한 지난해 기업결합 금액은 256조원으로 전년대비 감소했다고 공정위는 부연했다.

공정위는 "고금리 기조와 경기침체 우려가 계속되면서 기업결합 거래가 감소했다"며 "전세계적으로 보더라도 전년도에 이어 기업결합 건수와 금액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며 기업결합 둔화 추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세부적으로 지난해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총 739건으로 전년보다 15.6%(137건) 감소했다. 사업구조 재편 등을 위한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75건(296건→221건) 감소했고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62건(580건→518건) 줄었다.


이중 대기업집단을 가리키는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에 의한 기업결합은 총 231건으로 전년 대비 12.1%(32건)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19조원에서 29조8000억원으로 10조8000억원(56.8%) 증가했다.

집단별로 보면 SK(26건)의 기업결합 신고가 가장 많았고 중흥건설(13건), 한화(9건)가 뒤를 이었다. 이어 현대자동차·네이버·LS·미래에셋·포스코·농협(8건), GS·카카오(7건) 등 순이었다.

기업집단 내 단순 구조 개편을 의미하는 계열사 간 결합을 제외할 경우 △SK(20건) △중흥건설(13건) △미래에셋·LS·포스코(8건) △GS(7건) △농협(6건) △삼성·DL·다우키움·삼천리(5건)순으로 기업결합 신고가 많았다.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건은 총 188건으로 전년보다 24.5%(37건) 증가했다. 금액 역시 267조7000억원에서 376조2000억원으로 40.3%(108조5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2023년 접수·처리된 기업결합으로 한정해보면 기업결합 금액은 206조원으로 전년대비 감소했다.

국가별로 보면 일본(35건), 미국(29건), 싱가포르(19건), 프랑스·중국(11건) 등 순으로 기업결합 신고가 많았다.

외국기업에 의한 국내기업 결합 건은 9건(22.5%) 증가한 49건으로 집계됐다. 기업결합 금액은 18조원에서 8조4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국내기업을 결합한 주요 외국기업 국가들은 싱가포르(9건), 미국(7건), 영국(5건), 일본(4건) 등 순이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해 경쟁제한 여부를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는 39건을 심층심사했고 이중 2건에 대해서는 시정조치를 내렸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브로드컴의 브이엠웨어 인수 등이다. 또 기업결합 신고의무를 위반한 23건에 대해선 과태료 3억8000만원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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