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양천구 목동깨비시장을 방문한 황 후보와 이재명 대표/사진=뉴시스
"구자룡이 능력있어 보이던데, 젊고 매력적이야."(목동아파트 상가 50대 상인)
이번 4·10 총선 서울 양천구 갑에선 '이재명 저격수' 구자룡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과 지역구 3선 현역의원인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구 비대위원은 국민의힘 1호 영입인재이자 이른바 '친한계'(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계)로, 황 의원은 문재인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을 지낸 '친문계'(친 문재인 전 대통령계)로 통한다.
총선까지 한달이 조금 안되게 남은 14일 머니투데이 the300(더300)이 만난 양천구 갑 주민들은 정당 못지 않게 인물을 보는 경향이 강했다.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주민도 후보 개인에 관심이 많았다.
8일 국회에서 열린 영입환영식에서 한동훈 비대위장이 구 후보에게 당 점퍼를 입혀주는 모습/사진=뉴시스
목동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가게를 하는 60대 B씨는 구자룡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보였다. B씨는 "방송을 볼때 '이재명 저격수'라고 해서 나오면서 말을 시원시원하게 잘 했던 기억이 난다"며 "보수라서 그런게 아니라 젊고 유능해서 매력적"이라고 했다. 그는 "원래 변호사를 하다가 이번에 발탁됐고 경선에서 이긴 것도 능력있다는 증거다"라며 "솔직히 경선 때만 해도 조수진이나 정미경을 이길 줄은 몰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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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5동에 살고 있는 50대 C씨는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황 후보는 마음에 차지 않는다고 했다. C씨는 "양천구는 지금 최대 이슈가 재건축인데 과거부터 재건축할때 소외된 지역이 목동"이라며 "재건축 관련해서 생각을 해 봐도 황 후보가 한 게 바로 떠오르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힘이 싫어서 민주당을 찍긴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황희가 지금까지 잘했다…구민들과 잘지냈다"
6일 양천구 목동깨비시장을 방문한 황 후보와 이재명 대표/사진=뉴시스
목동깨비시장쪽에서 만난 주민들은 오목교역-목동역 주변의 신시가지와는 달리 민주당 후보에 호감을 보는 주민들이 많았다. 깨비시장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60대 D씨는 재건축 관련 질문에 "그쪽은 신시가지이고, 이쪽 주민은 재건축 이슈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며 "여긴 미디어에서 잘 비추지 않는 가짜목동, 옛날목동이다"고 밝혔다.
D씨는 "황 후보가 사람이 참 좋아보이긴 한다"며 "원래 정치인들은 항상 이상한 말을 해서 문제가 되는데 황 후보는 발언으로 문제가 된 적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구 후보에 대해선 "사실 TV로만 몇번 봤지 누군지 잘 모르긴 한다"며 "황 후보는 이곳저곳에서 평소 자주 보이는 걸 보면 구민들이랑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만 "당 대표 리스크가 조금 걸리기는 한다"고 덧붙였다.
목2동에 산다는 깨비시장 상인 E씨도 황 후보가 괜찮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 문체부 장관도 했고 이번에 3선을 도전하는 동안 큰 문제가 없이 평화롭게 잘 했던 건 지금까지 잘하고 있다는 말이다"라며 "솔직히 당 대표쪽이 아니라 공천을 받지 못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시장 상인 F씨는 "구자룡은 잘 모른다"며 "황희는 가끔 시장에도 오고 몇번 와서 인사를 하는데 서글서글해 보이고 괜찮았다"고 했다. 이그러면서 "이쪽(목동깨비시장쪽)은 사실 시끄러운 동네는 아니다"며 "황 후보가 구민이랑 가깝게 잘 지내서 큰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천갑 보수 텃밭? 인물 중시 성향 더 크다"양천갑은 과거 14대 총선부터 19대 총선까지 6회 연속으로 보수정당 당선자를 배출한 전력이 있다. 특히 16대부터 18대까지는 현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원희룡 예비후보가 3선을 지냈다. 역대 전적만 보면 보수세가 강할 것이라고 예상하기 쉽지만 양천구는 당보다 인물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실제로 20대 총선에서 황 후보는 당시 새누리당 이기재 후보를 12.26%p라는 큰 차이로 꺾으며 24년 만에 양천갑의 진보정당 국회의원이 됐다. 원 후보가 양천구를 떠난 후, 본인이 지역 현안인 재건축 문제의 적임자임을 어필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다. 21대 총선 당시에도 황 후보는 의사, 검사 출신 송한섭 미래통합당 후보를 누르며 재선에 성공했다.
황 후보는 1967년생으로 전남 목포 출신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서울 양천구로 이주해 강서고를 졸업했다. 황 후보는 1997년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노무현 대통령비서실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2011년부터 2017년까진 노무현재단의 기획위원으로 일했다. 20대, 21대 총선에서 양천구 갑 국회의원으로 당선됐고 2021년 문체부 장관에 임명됐다.
구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에서 1차 국민인재로 영입됐고 비대위원으로도 임명됐다. 1978년생으로 서울 출신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양정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홍익대학교 법학과 학사학위를 받았다. 제50회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 40기를 수료했다. 이후 학교법인 우일학원 교원징계위원회 위원과 학교법인 아리학원 이사를 역임했고 법무법인 한별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구 후보는 2021년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을 법리적으로 비판하며 '이재명 저격수'라는 별명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