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 주주환원 나선 NH투자증권… 윤병운 체제에서 더 도약할까?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24.03.1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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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대해부](16)신고가 행진 벌인 NH투자증권

편집자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계기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오히려 프리미엄으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릅니다. 짠물배당, 소액주주에게 불리한 지배구조 재편, 밸류트랩 같은 주가 역선택 등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한국 기업들의 본질가치가 재조명되고 주가수준도 한단계 레벨업 될 것입니다.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을 밸류업 종목들의 현황과 디스카운트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보겠습니다.

NH투자증권 기업 개요 및 주가 추이. /그래픽=윤선정 기자.NH투자증권 기업 개요 및 주가 추이. /그래픽=윤선정 기자.


최근 NH투자증권 (12,250원 ▼230 -1.84%)이 투자자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차기 대표이사 인선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지배구조, 사업 성과, 실적 등 기업 전반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졌는데, 이 결과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으로 꼽히면서 연일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기도 하는 등 NH투자증권이 조만간 출범하는 윤병운 대표이사 체제에서 새로운 도약을 이룰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연일 신고가 행진… 통 큰 주주환원 나선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3거래일 연속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매일 경신했다. 15일에는 1.3% 떨어진 1만289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초 전반적인 증시 하락세에 주가가 90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저PBR 장세를 타고 날아올랐다. 올해 주가 상승률이 25%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4% 올랐다.



신고가 행진의 원동력은 통 큰 주주환원 정책이다. NH투자증권은 12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통주 417만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2011년 이후 13년 만에 단행한 자사주 매입으로 5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번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규모는 지난해 별도 당기순이익 증가분(965억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NH투자증권 주주환원 정책. /그래픽=이지혜 기자.NH투자증권 주주환원 정책. /그래픽=이지혜 기자.


현금 배당은 보통주 800원, 우선주 850원으로 배당금 총액은 2808억원이다. 지난해 2458억원보다 14% 늘렸다. 배당성향은 순이익의 65%로 주요 증권사들의 배당성향(30~40%)보다 크게 높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금 합계는 3308억원으로 주주환원성향은 순이익의 76%에 달한다. 배당기준일은 이달 29일이다. 이날 기준 NH투자증권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배당을 받을 수 있다.

김재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10년간 주주가치 제고 및 소각을 위한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 이력이 없었으나 이번 소각을 위한 자사주 취득 결정은 본격적인 주주환원 확대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올해 실적 상승에 기반한 배당 규모 상향과 추가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이 발생할 경우 9% 이상에 달하는 총주주수익률(TSR)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속적인 사업·실적 성장세, 'IB 강자'로 거듭나다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파크원 사옥. /사진제공=NH투자증권.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파크원 사옥. /사진제공=NH투자증권.

꾸준한 수익성은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단행할 수 있었던 기반이 됐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매출 11조4438억원, 영업이익 7258억원, 순이익 5530억원(연결 기준)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10% 줄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39%, 83%씩 증가했다. 수익성 측면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며 증권업계 순이익 3위를 차지했다.

NH투자증권이 두각을 나타낸 사업 분야는 투자은행(IB)이다. 다방면에서 굵직한 거래를 주관하며 'IB 강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회사채 실적(대표주관+인수)을 보면 2021년 21조5688억원, 2022년 12조4011억원, 2023년 18조1661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대표주관과 인수 모두에서 업계 1위에 올랐다. 유상증자 인수 부문에서도 1위였다. SK이노베이션 4002억원, OCI홀딩스 3307억원 등 2조793억원을 기록했다.

인수금융 부문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 인수 관련 브릿지론 1조7000억원, 오스템임플란트 인수금융 1조2000억원, 루트로닉 인수 관련 브릿지론 9000억원 등 실적을 냈다. 크래프톤 6465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 5519억원, SD바이오센서 3494억원(이하 2021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1220억원(2023년) 등 대규모 기업공개(IPO) 딜도 꾸준히 따냈다.

증권사 핵심 사업인 리테일의 급성장도 이어지고 있다.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나무증권' 가입자는 2018년 13만명에서 지난해 389만명으로 2813% 늘었다. 올해 2월 기준 397만명으로 가입자 4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현재 월간 사용자는 280만명, 일간 사용자는 140만명 수준이다.

취임 앞둔 윤병운 대표이사… 안정적 성장 적임자 증명할까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제공=NH투자증권.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제공=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에 이어 윤병운 IB사업부 부사장이 회사를 이끌게 된 점 역시 긍정적인 요인이다. 윤 부사장은 1993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LG투자증권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사업부 대표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정 사장과 2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추며 IB 황금기를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 차기 대표이사 인선 절차가 시작되기 전부터 사내 인사 중 유일한 후보로 꼽혔다.

윤 부사장은 농협중앙회와 NH금융지주 간 내홍 끝에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은 만큼 실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당장 윤 부사장은 27일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되면 IB사업부, OCIO사업부, WM사업부 등 주요 부문 대표 인사부터 단행해야 한다.

NH투자증권의 최대 강점인 실적은 잠재적 불안 요소이기도 하다. 올해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를 냈을 경우 윤병운 체제가 흔들리고, 중앙회와 NH금융지주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어서다. 올해 실적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8127억원, 순이익 6019억원에 형성됐다. 금융감독원이 금융지주와 NH투자증권 등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검사 결과도 지켜봐야 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주주친화적 환원 정책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에 맞춰 지속해서 이질 예정"이라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지속해서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사주 매입 규모는 별도 기준 순이익에서 현금배당과 법정적립금을 차감한 재원의 50% 한도 내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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