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재고자산회전율 추이/그래픽=윤선정
현대차·기아 재고자산 규모/그래픽=이지혜
17일 현대차·기아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의 재고자산회전율은 전년(8.8회)보다 떨어진 8.2회였다. 기아도 같은 기간 8.5회에서 7.6회로 줄었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를 뜻하는데 이 속도가 감소한 것이다. 재고자산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재고(차량)이 그 만큼 빨리 팔려 매출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평균 재고자산을 매출원가로 나눈 것으로 기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재고관리를 하고 있느냐를 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재고자산이 늘었다고 꼭 기업의 경영 환경이 나빠졌다고 볼 수는 없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최근 3년 연속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기아의 경우 신차 판매 호조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글로벌 공장 가동률이 평균 98.5%로 2016년 100.5%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전후로 6회 중반대였던 재고자산회전율은 2022년 8.5회가 됐다. 차량을 전보다 더 만들고 파는 속도도 빨라졌다는 얘기다.
다만 지난해 재고 소진 속도가 소폭 둔화한 양상을 보이는 것은 유의할 대목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올해도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등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여서 효율적인 재고 관리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미국 재고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 1월 신차재고 일수는 93일로 업계 평균 80일보다 늘었다. 지난해 1월 신차재고 일수가 50일이었던 것보다 늘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재고자산 증가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생산 정상화에 따른 재고물량 확대에 기인한 것"이라며 "재고자산회전율은 최근 3개년 중에서는 지난해 들어 수치가 소폭 하락한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