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도 '깜짝'…현대캐피탈 '뉴페이스' 정형진과 글로벌화 박차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2024.03.1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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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진 현대캐피탈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프로필./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정형진 현대캐피탈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프로필./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깜짝 인사에 내부에서도 놀랐다. 차기 대표는 한 마디로 말하자면 '최고 네임밸류의 뉴페이스.'"

현대캐피탈이 정형진 골드만삭스 한국 대표를 차기 대표로 내정하자 회사 안팎에선 의외의 인물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대캐피탈과 드러난 인연이 없는 데다 거대 글로벌 금융사에 몸 담고 있는 외부 인사여서다. 이번 인사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례적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이 직접 정 대표 내정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15일 현대캐피탈에 따르면 차기 대표로 발탁된 정 내정자는 오는 6월부터 2년 임기를 시작한다. 정 내정자는 외부에서 곧장 수장으로 영입된 케이스라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3년여간 현대캐피탈을 이끈 목진원 현 대표는 2019년말 현대캐피탈에 영입돼 캐피탈 부문 부대표(전무)를 지낸 뒤 2021년 3월 대표에 올랐다. 반면 정 내정자는 국내 캐피탈업계에 모습을 드러낸 적 없는 뉴페이스다.

정 내정자는 정의선 회장이 발탁한 인물로 전해진다. 이번 인사는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가 경영을 분리한 2021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대표 교체다. 정 내정자도 현대캐피탈이 아니라 현대차와 인연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내정자는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하면서 현대차에서 추진하는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주관했다.



정의선 회장은 글로벌 성장에 기대를 안고 정 내정자를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의 전속 금융사이지만 현대차에 비해 해외에서의 성장세가 더딘 편이다. 현대차가 해외에서 판매되면 현대캐피탈이 곧바로 붙어 구매자에게 할부와 리스를 지원해야 하는데, 현대캐피탈의 부진으로 '차량 판매-금융 지원'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이 잘 돌아가지 않고 있다.

현대캐피탈 주요 해외 법인의 당기순이익은 2년 새 크게 낮아졌다. 미국 법인 HCA의 세전이익은 2021년 9월말 8억원에서 지난해 9월말 3억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중국 법인 BHAF의 세전이익도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정 내정자는 글로벌 금융 전문가로서 현대캐피탈의 해외 성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정 내정자는 세계 최고의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에 25년간 몸 담아 글로벌 금융에 집중된 경력을 쌓았다. 정 내정자는 1999년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골드만삭스 홍콩사무소, 서울지점 기업금융부 본부장 등을 거쳐 2014년부터 한국 대표를 지냈다.


캐피탈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 내정된 대표는 이전에 캐피탈 회사에서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상당한 네임밸류와 경력을 갖고 있다"며 "현대캐피탈이 현대차의 약진에 따라가려면 글로벌 금융 전문가가 대표로 와야 하지 않느냐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표 내정이 확정된 후 '웬 골드만삭스냐'는 평이 나왔다"며 "해외 시장 공략이라는 확고한 목표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에서 낙점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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