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들여와 한국서 만든 상품이 글로벌로...역수출 성공한 코오롱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2024.03.1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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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스키 캡슐컬렉션 화보 이미지/사진=코오롱FnC이로 스키 캡슐컬렉션 화보 이미지/사진=코오롱FnC


해외 유명 브랜드를 들여와 국내에서 전개하는 라이센스 사업에 변화가 일고있다. 단순히 상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비즈니스에서 자체 기획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 최근에는 국내에서 디자인한 상품이 본사를 통해 해외로 뻗어나가는 역수출 사례도 등장했다.

1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이센스 브랜드들이 해외 본사에서 들여오는 제품 이외의 의류 등을 자체 제작하면서 오히려 본사에 역수출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코오롱FnC다. 코오롱FnC는 2005년 프랑스에서 론칭한 여성복 브랜드 '이로(IRO)'의 라이센스 의류사업을 전개중이다. 2019년 국내 독점 사업권을 확보해 사업을 시작했고 2022년에는 남성복라인인 이로 맨즈도 국내에서 론칭했다. 본사와의 협의를 통해 본사로부터 수입한 의류와 자체 기획한 상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본사로부터 상품 기획 능력을 인정받은 코오롱FnC는 지난 2022년부터 이로의 스포츠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이로는 2022년 가을·겨울 시즌 스포츠 컬렉션인 '클럽 드 파리(CLUB de PARIS)'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이는 국내 시장의 스포츠 트렌드에 대응하고자 이로 파리 디자인 스튜디오가 이로코리아가 공동으로 기획한 것이다. 국내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골프와 테니스 등 클럽 스포츠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을 반영해 코오롱FnC와 손잡고 스포츠 라인으로 확장에 나선 것이다. 해당 컬렉션에는 이로 특유의 프렌치 시크 분위기와 코오롱이 노하우를 가진 스포츠 기능성 소재와 디자인이 결합됐다.



코오롱FnC와 함께 스포츠 사업에 뛰어든 이로는 이듬해인 2023년 가을·겨울 시즌 스키 라인인 '아모르 엉 블랑 바이 이로(AMOUR EN BLANC by IRO)'도 론칭했다. 스키라인 역시 파리 본사와 이로코리아가 주도해 공동 기획한 상품이다. 해당 컬렉션의 경우 약 50개 스타일이 25개국(프랑스·독일·미국·캐나다·이탈리아·네덜란드 등)에서 판매된다. 이로코리아 제품이 본사를 통해 역수출되는 셈이다.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글로벌 럭셔리 골프 브랜드 지포어(G/FORE)도 글로벌 본사로부터 상품 기획 능력을 인정받은 사례로 꼽힌다. 지포어는 기존 골프웨어 브랜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대담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국내 론칭 2년 만에 매출 1000억원대를 돌파했다. 현재까지 골프웨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중이다.

지포어는 의류의 경우 국내에서 자체 디자인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골프용품은 일부 수입해서 들여오지만 점차 자체 기획 상품을 늘려가고 있다. 실제 지난해 지포어코리아가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 큐브백 등은 출시 즉시 완판을 기록하며 브랜드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 했다. 이는 글로벌 지포어가 용품 및 액세서리를 강화하는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밖에 이랜드월드가 전개하는 뉴발란스 키즈도 중국에서의 사업권을 획득해 자체 기획한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 패션 브랜드들의 상품력이 좋아지면서 해외에서 좋게 평가받고 있다"며 "이를 인정받아 자체 상품을 기획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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