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가 지난해 12월 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연내 국내에 통합물류센터(풀필먼트·FC)를 구축한다는 사업 계획을 세웠다. 건립 비용은 약 2억 달러이며, 규모는 축구장 25개 면적을 합친 18만㎡ 수준이다.
국내 유통사들은 알리가 국내에 구축하려는 물류시설이 해외직구로 들여온 공산품의 단순 저장 시설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다. 풀필먼트는 배송, 보관, 포장, 재고관리, 교환 등 모든 서비스를 아우르는 시설이다. 공산품 외에도 저장 기간이 짧은 냉장·냉동식품 보관도 가능하다.
국내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은 지난 7일부터 알리익스프레스에 입점해 햇반, 비비고 만두 등 인기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동원참치 제조사인 동원F&B와 불닭볶음면 제조사인 삼양식품도 K베뉴 입점을 결정했고, 대상과 풀무원 등 대형 식품사들도 K베뉴 입점을 검토 중이다.
쿠팡 대구FC 전경. /사진제공=쿠팡
하지만 알리의 막강한 자금력을 고려할 때 국내 첫 물류센터에서 성과를 낼 경우 대규모 추가 투자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리고, 손실을 감내한 '치킨 게임'을 선택해 국내 이커머스 업체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상존한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가 쿠팡처럼 중장기 전략으로 물류망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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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가 국내에서 우선 쿠팡, 네이버, 11번가 등 주요 이커머스와 경합하겠지만 점차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신세계, 롯데 등 오프라인 매장 중심인 대형 유통사들도 타격을 받을 것이란 위기감도 있다.
알리가 국내에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것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가 반려하거나 불허할 가능성은 작다. 정부 관계자는 "현행법상 물류센터 건립 인허가 권한은 지자체"라며 "사업자가 중국이라는 이유만으로 물류센터 건립 승인을 불허하면 통상 문제로 비화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알리바바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수는 없지만, 한국에서의 투자를 지속해서 확대할 것이며 한국 로컬 셀러와의 협력, 소비자 보호, 중소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장기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