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뒷심 '금융주'…22개월만에 코스피 장중 2700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24.03.14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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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금융주 주요 종목 주가 상승률/그래픽=김현정13일 금융주 주요 종목 주가 상승률/그래픽=김현정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인 은행·증권·보험주가 뛰어올랐다. 최근 주춤한 저PBR 장세를 금융 관련 종목들이 되살리는 모습이다. 이달 주주총회 시즌이 도래하면서 현금 창출 능력에 기반한 주주환원 정책 확대 기대감이 다시 한번 발현됐다. KB금융은 6% 가까이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코스피는 장중 22개월 만에 2700을 돌파했다가 2690선으로 내려왔다.

1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44%(11.76포인트) 오른 2693.57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2700을 돌파했다가 오후 매도세 여파로 상승폭이 줄었다. 코스피가 장중 2700을 돌파한 건 2022년 5월3일(2702.1) 이후 22개월 만이다. 종가로는 같은 해 4월22일(2704.71) 이후 2700을 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이 3355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은 2536억원, 1104억원씩 순매도였다. 코스닥은 전날과 비슷한 889.93을 기록했다.

이날 증시에서는 금융주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KB금융 (76,000원 ▲6,700 +9.67%)이 5.9% 오르며 전날에 이어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신한지주 (46,750원 ▲3,250 +7.47%) 4.6%, 하나금융지주 (60,000원 ▲3,400 +6.01%) 2.2%, 우리금융지주 (14,350원 ▲330 +2.35%) 2.3% 등 4대 금융지주 모두 상승했다. 메리츠금융지주 (79,700원 ▲1,900 +2.44%)도 1.5% 올랐다. 제주은행 (15,050원 ▼760 -4.81%)은 23.8% 급등했고, 기업은행 (13,850원 ▲290 +2.14%)은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금융당국이 전날 발표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안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았다. 정광명 DB금융투자 (4,190원 ▲25 +0.60%) 연구원은 "이미 ELS 배상 관련 이슈의 상당 부분이 주가에 반영됐다고 판단한다"며 "시중은행의 높은 CET1(보통주자본비율)과 이익 규모를 고려하면 현재 나타나고 있는 은행의 주주환원 확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주 역시 일제히 올랐다. NH투자증권 (12,320원 ▲410 +3.44%) 6.6%, 키움증권 (132,100원 ▲3,400 +2.64%) 5.1%, 삼성증권 (38,050원 ▲700 +1.87%) 3.7%, 미래에셋증권 (7,550원 ▲220 +3.00%) 3.1% 등 상승률을 보였다.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 (15,630원 ▲230 +1.49%)은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NH투자증권은 전날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 확대 효과가 이날에도 이어졌다. NH투자증권은 2011년 이후 13년 만에 5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흥국화재 (4,305원 ▲185 +4.49%)현대해상 (31,600원 ▲600 +1.94%), 미래에셋생명 (5,020원 ▼200 -3.83%), 삼성생명 (88,800원 ▲2,400 +2.78%) 등 보험주도 동반 상승했다. 시가총위 상위 종목 중 저PBR주로 분류됐던 현대차 (249,500원 ▼500 -0.20%)삼성물산 (151,100원 ▲1,000 +0.67%), 현대모비스 (240,500원 ▼3,500 -1.43%), LG (78,900원 ▲1,000 +1.28%), 한국전력 (21,050원 ▲150 +0.72%), KT&G (88,900원 ▼100 -0.11%) 등이 상승 마감했다. 두산 (137,600원 ▲2,600 +1.93%)은 최근 박정원 회장이 주식을 매입했다는 소식에 11.6% 오르며 신고가를 썼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 정책은 임팩트보다는 뒷심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한 번에 큰 임팩트를 주는 것보다 후속 방안을 꾸준히 제시하면서 정책 또는 시장에 방향성을 제시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 발표 이후 실제로 자본 정책을 확대하는 기업들이 2023년 대비 증가했다. 코스피 전반에 퍼져나가기까진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은 100m 달리기보다 마라톤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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