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오너가 분쟁, 주총 전 가처분 결론…소액주주 표심 가른다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4.03.13 17:10
글자크기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분쟁 주요 쟁점/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한미약품그룹 오너가 분쟁 주요 쟁점/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고(故) 임성기 한미그룹 명예회장의 장·차남인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제기한 한미사이언스 (33,500원 ▲200 +0.60%)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이르면 이번 주 나올 전망이다. 재판부의 판단은 경영권 분쟁 여부와 OCI그룹과의 통합 필요성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경우 재판부도 한미약품과 OCI의 통합 효과를 인정한 셈이 되면서 소액주주의 표심도 모녀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13일 제약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은 법원은 이날까지 추가 자료와 의견 제출을 받는다. 형제가 청구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은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 (93,700원 0.00%)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신주발행)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이다.



앞서 한미약품 (310,500원 ▲500 +0.16%)은 지난달 12일 창업주의 부인인 송영숙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사장 등 모녀의 주도로 OCI (95,400원 ▲700 +0.74%)와 통합 계획을 발표했다. 한미약품그룹은 OCI그룹과의 지주사 통합 과정에서 OCI홀딩스에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를 넘기기로 했는데 이 중 8.4%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 주주에 오르게 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

형제 측은 OCI 통합 결정이 적법하지 않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받는 다른 자금조달 방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모녀 측은 OCI 통합은 한미약품 그룹을 보호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라고 반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솔브레인 등과의 협력도 검토했고 해외 사모펀드의 매각 제안도 있었지만, 최선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지분 대결/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한미약품그룹 오너가 지분 대결/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대립하고 있는 모녀와 형제측은 양측 모두 과반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소액주주의 표가 중요하다. 이번 달 공시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에 따르면 모녀와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 9명과 공익법인 가현문화재단·임성기재단을 합친 모녀의 지분은 2232만5560주로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 6776만3663주의 32.95% 정도다. 형제의 경우 형제와 친인척 8명, 임종윤 사장이 경영하는 DXVX(디엑스앤브이엑스)를 합쳐 총 1752만4804주로 약 25.86%다.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 표 대결/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 표 대결/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이번달 28일로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가장 중요한 안건은 신규 이사 선임이다. 모녀 측 후보 6인과 형제 측 후보 5명 중 득표순대로 최대 6명까지 선임하는 '다득표제'를 적용한다. 양측이 원하는 이사를 선임하기 위해선 추가 지분 확보가 중요하다. 창립자와의 돈독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12.54%, 국민연금공단이 7.62%지분을 갖고 있지만 모녀와 형제 대립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결국 양측 모두 소액주주의 표심을 얻기 위한 위임장 확보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재판부도 가처분 신청 결과를 주총 전에 내야 된다는 필요를 느끼는 것 같다"며 "결과에 따라 주총 방향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