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홀린 K-미용렌즈, 미국 LA에 깃발 꽂았다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2024.03.1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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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준호 피피비스튜디오스 대표..."글로벌 1등 미용렌즈 브랜드로 도약할 것"

장준호 피피비스튜디오스 대표장준호 피피비스튜디오스 대표


국내 화장품 제조회사들의 기술력에 힘입어 K-뷰티가 전세계 시장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한국적인 패키지가 눈에 띄는 '조선미녀'의 선크림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현지 '국민 선크림'으로 등극했다. K-뷰티의 영역은 비단 패션, 화장품 뿐만이 아니다.

국내산 컬러렌즈 등 미용렌즈 브랜드도 미국, 일본 등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최근 미국 LA에선 수백명의 현지 인플루언서들이 국산 미용렌즈를 체험해보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올해로 론칭 6년차를 맞은 미용렌즈 브랜드 '하파크리스틴'을 전개하는 피피비스튜디오스의 얘기다.



피피비스튜디오스는 지난달 패션거리로 유명한 LA 멜로즈 애비뉴에 297㎡(90평) 규모의 단독 건물에 상설 매장을 열었다. 미국에서 이렇게 렌즈 전문 브랜드가 단독으로 매장을 낸 건 피피비스튜디오스가 처음이다. 그만큼 회사로선 과감한 시도다. 장준호 피피비스튜디오스 대표(사진)는 "일본과 미국은 해외 고객들이 구매하기 불편한 역직구 사이트로 운영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성장했다"며 "온라인을 통해 고객들의 수요는 충분히 확인했다고 판단해 4년여 간의 준비 끝에 북미 첫 매장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2019년 미용렌즈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미국, 일본, 중국, 싱가폴 등 해외 온라인 시장을 먼저 공략했다. 앞서 해외에서 패션 사업 등을 전개해 브랜딩이나 사이트 운영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는 일본과 중국에서 콘택트렌즈가 의료기기에서 메이크업의 영역으로 확장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에 주목했다.



이후 기존 미용렌즈 시장에는 없었던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을 적용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콘텐츠 제작 능력을 활용해 제품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자사몰을 구축하고 브랜딩을 강화한 결과 일본 시장에서도 빠르게 점유율을 넓혀나갔다. 지난 1일에는 일본 온라인쇼핑몰인 큐텐의 분기별 대규모 프로모션 행사에서 오픈 첫 날 종합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9년 1억원 수준이었던 렌즈 매출액은 2022년 250억원, 지난해 400억원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기준 매출의 절반은 해외에서 나온다.

장 대표는 특히 미용렌즈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다. 전세계적으로 자신만의 눈을 표현하는 미용렌즈에 대한 수요가 늘어서다. 그는 "기본적으로 콘택트렌즈는 시력교정용 의료기기이고 근시 환자가 늘어나면서 크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단순히 안경을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서 시력교정 기능이 없는 무도수 렌즈의 판매 비중이 30% 수준에 달할 정도로 미용 목적에 충실한 수요가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체 콘택트렌즈 시장 규모는 13조원이며 이중 디자인과 패턴이 들어간 컬러렌즈는 3조원 정도다.

특히 우수한 제조 인프라를 갖춘 데다 콘텐츠 기획 능력이 뛰어난 국내 렌즈 브랜드들은 아시아를 넘어 미국 및 전세계 시장을 주도할 잠재력을 갖췄다는 게 장 대표의 시각이다. 그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렌즈는 착용감 위주로 개발이 진행됐지만 국내 제조사들은 안정성과 더불어 렌즈에 디자인과 패턴이 잘 그려지는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며 "그 결과 글로벌 제약사도 컬러렌즈의 경우 우리에게 위탁을 맡길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피피비스튜디오스는 올해 미국 LA플래그십을 시작으로 일본 도쿄 하라주쿠, 미국의 오렌지카운티· 뉴욕 등으로 오프라인 진출을 확장할 계획이다. 그는 "미국에서 오프라인 진출 후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먼 곳에서 비행기를 타고 올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며 "단순히 'K-뷰티'의 범주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시장 트랜드를 주도하는 글로벌 1등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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