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0만원 vs 4290만원…초고가 'AI TV'로 한판 붙는 삼성·LG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4.03.14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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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네오(Neo) QLED 8K TV(왼쪽)와 LG전자의 올레드(OLED) 에보 TV. / 사진 = 오진영 기자, LG전자 제공삼성전자의 네오(Neo) QLED 8K TV(왼쪽)와 LG전자의 올레드(OLED) 에보 TV. / 사진 = 오진영 기자, LG전자 제공


삼성·LG의 TV 전쟁이 개막했다. 올해 올림픽·유로 2024 등 굵직한 스포츠 행사로 TV 수요 증가가 전망되면서, 양사 모두 인공지능(AI) 성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화질 보정이나 개인 맞춤형 성능 등 하이엔드(고급) 기능으로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계산이다. 1000만원을 웃도는 고가 제품이지만, 중국 등 경쟁업체의 TV와 차별화된 성능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13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신제품 론칭 기념행사 '언박스 & 디스커버 2024'를 개최했다. 2024년형 네오(Neo) QLED 8K TV와 OLED TV, 삼성 TV플러스 등 제품을 공개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이날 글로벌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집대성한 2024년형 TV 신제품을 통해 AI TV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이날 선명한 화질을 갖춘 올레드(OLED) 에보(모델명 M4, G4, C4)와 일반형 올레드 TV(B4), 라이프스타일 올레드 TV 포제·플렉스를 국내 시장에 공개했다. 업계 최다 수준의 올레드 TV 라인업이다. 무선 올레드 TV M4 모델에 65형을 추가하고, 초대형(98형) QNED TV를 선보이는 등 크기를 다양화했다.

삼성전자 2024년형 TV의 AI 업스케일링 비교 모습. 왼쪽(업스케일링 적용 전)에 비해 오른쪽(업스케일링 적용 후)이 훨씬 더 매끄럽고 높은 화질과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영상 = 오진영 기자삼성전자 2024년형 TV의 AI 업스케일링 비교 모습. 왼쪽(업스케일링 적용 전)에 비해 오른쪽(업스케일링 적용 후)이 훨씬 더 매끄럽고 높은 화질과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영상 = 오진영 기자
양사의 공통점은 AI 기능 강화다. 삼성전자는 Neo QLED 8K TV에 전작 대비 8배 많은 뉴럴 네트워크(512개)를 가진 3세대 AI 8K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이 프로세서를 활용하면 저화질 영상도 8K 수준의 화질으로 개선할 수 있고, 특정 영역을 분석해 명암비를 강화하는 등 여러 기능을 갖췄다. LG전자도 기존 알파9 프로세서보다 AI 성능을 4배 이상 개선한 알파11 프로세서를 올레드 에보 시리즈에 적용했다.



AI 기능은 최근 차세대 프리미엄 TV의 핵심으로 주목받는다. 높은 수준의 프로세서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고가의 부품이 탑재돼 수익성이 높다. 특히 삼성전자는 자사 반도체사업부(DS)의 기술력을 결집한 AI 프로세서와 NPU(AI 가속기) 등 AI 반도체를 적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칩뿐만 아니라 세트(완성품) 경쟁력도 갖췄기 때문에, AI TV판매가 증가하면 반도체 실적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신제품 론칭 기념행사 '언박스 & 디스커버 2024'에서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오진영 기자13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신제품 론칭 기념행사 '언박스 & 디스커버 2024'에서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오진영 기자
가격도 인상적이다. 삼성전자의 네오 QLED 8K TV 85형은 1590만원이며, LG전자의 올레드 에보 스탠드형 TV(G4) 97형은 4290만원이다. 최근 몇 년간 TV 불황이 이어지고 있으나, 초고가 시장은 지속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노렸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프리미엄 TV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10%씩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는 양사의 초대형·초고가·초고성능의 '3박자 마케팅'에는 경쟁업체와 격차를 뚜렷이 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고 평가한다. 최대 경쟁자인 TCL이나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가 잇달아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중저가형 모델인데다 기술 수준도 낮다. TV 시장의 새 수익 모델 중 하나인 플랫폼 경쟁력도 아직은 걸음마 단계로, 중국 최대의 가전업체 중 하나인 콘카가 LG의 웹OS를 탑재했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LG가 올해 TV의 핵심으로 AI를 내세운 것은 TV 시장이 침체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이 견조한 프리미엄 TV 시장 위주로 공략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라며 "AI를 통한 시청 개선은 물론 다른 IT 기기와의 연결, 플랫폼 구축 등도 가능해 새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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