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소모 10%로 '뚝', 고효율·초저전력 웨어러블 스마트소자 연구 진척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4.03.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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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반전에 필요한 전력소모량 비교 그림. 제일 위쪽이 홍지상 교수 연구팀의 성과를 표시한 것이다. / 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자화반전에 필요한 전력소모량 비교 그림. 제일 위쪽이 홍지상 교수 연구팀의 성과를 표시한 것이다. / 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AI(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술 발전에 따라 데이터 처리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스핀-궤도 토크 소자를 이용한 고효율·초저전력 고속 자성 메모리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고효율·초저전력 웨어러블 소자 개발의 단초가 됐다는 평가다.

13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홍지상 부경대 교수 연구팀은 2차원 WTe2(텅스텐 디텔루라이드)/Fe3GaTe2(철갈륨디텔루라이드) 물질을 스핀-궤도 토크 소자로 이용해 기존 자성 메모리 소자보다 전력 소모를 10분의 1로 줄인 계산 결과를 발표했다.



스핀-궤도 토크란 비자성 물질과 자성 물질로 이뤄진 구조에서 비자성 물질에 흐르는 전류를 이용해 자성 물질에 회전력을 가해 자성층의 자화방향을 바꾸는 회전력을 의미한다. 이를 이용한 자성 메모리 소자는 높은 안정성과 빠른 동작 속도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소자 구동에 필요한 임계전류(자성층 자화방향 전환을 위해 비자성층에 흘려주는 전류밀도의 최소값)와 전력 소모가 높아 에너지 효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차원 자성체를 이용한 고효율 저전력 소자 이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소재를 실제 연구와 산업에 응용하기 위해서는 온도효과, 즉 기온과 기류 속도 및 주위 벽면에서의 복사열 등 총합 효과를 고려한 이론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연구들은 대부분 절대영도에서 나타나는 현상만 설명했을 뿐 온도효과에 대한 근거가 없었다.



홍지상 교수 연구팀은 2차원 자성체인 Fe3GaTe2와 비자성체 물질인 WTe2로 이뤄진 이종접합 구조를 활용해 상온에서 전력소모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을 이론적으로 제시했다. 제일원리 방법(임의 매개변수 없이 슈뢰딩거 방정식을 활용해 모든 물리량들을 계신하는 방법)을 활용해 이용해 WTe2/Fe3GaTe2 구조의 스핀-궤도 토크 효율을 결정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물리량들을 실재 온도효과까지 고려해 계산한 것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소자는 기존의 탄탈류(Ta) 및 백금(Pt) 기반 소자들과 비교해 상온에서 전력소모량이 10분의 1 정도로 감소함을 밝혔다.

홍지상 교수는 "제일원리 방법을 이용해 우선 전자구조를 얻는 과정은 통상적 과정을 거쳤으나 실제 실험 결과와 비교 예측을 위해서는 온도효과를 고려하는 게 필수적"이라며 "이 과정에서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었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최종적으로 찾아냈다"고 했다.

그는 연구 과정에서의 어려움에 대해 "특별한 어려움보다는 계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슈퍼컴퓨터를 활용해야 하는데 빠른 결과를 얻기 위한 슈퍼 컴퓨터 자원을 확보하는 데 다소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또 "고효율, 저전력, 초스피드 작동 메모리 소자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는 가운데 이번 연구 결과가 관련 소자 개발 연구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실험적으로 합성이 용이한 물질을 대상으로 고효율 저전력 소자 가능성을 확인하는 연구를 지속하겠다"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이공분야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물리 분야 국제학술지 '머티리얼즈 투데이 피직스(Materials Today Physics)'에 이달 4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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