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6:4, 이젠 한계"…베테랑 펀드매니저 추천 전략은?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4.03.14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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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택영 이지스자산운용 멀티에셋투자파트 1팀장

박택영 이지스자산운용 멀티에셋투자파트 1팀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박택영 이지스자산운용 멀티에셋투자파트 1팀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주식:채권=6:4 전략, 한계 부딪혔다."

지난 50년간 금리 하락과 낮은 인플레이션율로 주식과 채권 투자비중을 '6대 4'로 가져가는 투자전략이 유행했다. 수익률도 양호했다. 하지만 2022년 글로벌 경기침체로 주식과 채권이 동반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6대 4 전략도 취약해졌고 관련 자산 포트폴리오들은 100년 만에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현재도 거시경제 환경엔 불확실성이 내재돼 있다. 고금리 기조도 당분간 유지된다. 이지스자산운용에서 멀티에셋 펀드를 운용하는 박택영 멀티에셋투자파트 1팀장은 이제는 새로운 자산배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박 팀장은 "예측 가능성이 줄어들고 전통적인 헷지(위험회피) 자산들에 대한 대안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시기에 취약한 자산배분 전략을 버리고 현재 경제·금융 상황에 맞게 새롭게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박택영 이지스자산운용 멀티에셋투자파트 1팀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박택영 이지스자산운용 멀티에셋투자파트 1팀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높은 인플레이션 시대, 기존의 투자전략으론 안 된다"
박 팀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거쳐 2022년 이지스자산운용에 합류한 베테랑 펀드매니저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재직 시절 대표 바이오 펀드인 '미래에셋 한국헬스케어' 펀드를 운용했다. 이지스자산운용에선 대표 멀티에셋 펀드인 '코어멀티에셋 EMP 1호'를 운용하고 있다.

그는 현 시점에서 '모멘텀 투자'와 '리스크 헷지' 전략을 동시에 써야한다고 조언했다. 시장 변화를 기민하게 파악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주식, ETF 등에 투자하는 모멘텀 투자를 진행하면서 자유자재로 자산군 비중을 바꿔야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재료 소멸 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걸 막는 방안을 마련해놔야한다고 덧붙였다.

박 팀장은 "고금리 시기엔 무엇보다 투자자들의 '시장 대응력'이 중요한 덕목이 됐다"며 "현 시점에 관심을 가져도 될만한 투자자산들을 발빠르게 파악하고 취사선택하는 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편입 자산들이 시장을 따라가지 못해 상대적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심리적 '업사이드 리스크'도 경계하고 있다"며 "ETF(상장지수펀드)로 적기에 펀드 리밸런싱(자산 비중 조절)을 하면 여러가지 헷지 효과가 생겨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어멀티에셋 EMP 1호는 글로벌 상장 주식과 채권, 원자재, 부동산 관련 ETF에 투자한다. ETF에 투자해 분산 효과를 극대화한 다른 EMP 펀드들과 다르게 국내외 상장 주식들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때문에 그는 매력적인 자산을 발굴하기 위해 미국 주식시장이 열리는 새벽까지 업무를 할 때가 많다.

덕분에 출시한 지 1년 남짓된 코어멀티에셋 EMP 1호 펀드는 큰 성과를 냈다. 펀드 설정(2023년 2월27일) 이후 누적 수익률은 20.47%다. 편입 자산 중 두산로보틱스 (73,800원 ▲1,500 +2.07%), 엔비디아, SPDR S&P 500 ETF,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국채 ETF 등이 전체 펀드의 수익성을 견인했다.

"주식:채권=6:4, 이젠 한계"…베테랑 펀드매니저 추천 전략은?
투자 잘하려면?…"예측보다 현재에 집중하라"
박 팀장은 시장을 예측하기보다 현재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주) 중에서도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반도체 기업들의 상승세가 매섭다. 이에 대해 박 팀장은 AI(인공지능) 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플랫폼 기업들이 경쟁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기업들이 수혜를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어멀티에셋 EMP 1호 펀드가 이지스자산운용의 대표 장기펀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박 팀장은 유망 투자자산들을 계속해서 발굴할 계획이다. 동시에 변동성이 커지는 걸 막기 위해 안정성이 높은 자산 혹은 ETF 편입도 고려하고 있다.

박 팀장은 "최근 글로벌 시장 상승세를 이끌어가고 있는 AI, 반도체, 플랫폼 기업들을 계속해서 눈여겨 보고 있다"며 "꾸준하게 펀드를 운용하기 위해 자산배분 전략을 자문하는 랩 상품 출시도 국내 증권사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박택영 이지스자산운용 멀티에셋투자파트 1팀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박택영 이지스자산운용 멀티에셋투자파트 1팀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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