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식만 안 올라" 개미들 초조해하더니…이 업종에 과감한 '빚투'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2024.03.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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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공여 잔고 추이/그래픽=이지혜신용공여 잔고 추이/그래픽=이지혜


상승장 속 소외를 우려하는 개미들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고 있다. 올해 초 저PBR(주가순자산비율)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가파른 랠리가 이어졌다. 그런 와중에도 수익을 보지 못한 투자자들 사이 포모(FOMO·소외 증후군) 현상이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주식시장 신용공여 잔고는 18조9267억5049만원이다. 올해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 시장 신용공여 잔고는 10조1548억원으로 지난 10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코스닥 시장 잔고는 8조772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공여 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의미한다. 신용투자는 통상적으로 주가 상승이 예상될 때 이용한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엔비디아발 반도체 훈풍으로 증시가 상승곡선을 그리며 개미들의 투심을 자극했다.

빚투는 반도체 업종에 몰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2월 8일~3월 11일) 이수페타시스 (48,950원 ▼550 -1.11%) 신용잔고는 534억원에서 762억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한미반도체 (169,200원 ▲6,200 +3.80%)(398억→697억원) △HPSP (43,550원 ▼1,650 -3.65%)(654억→887억원) △제주반도체 (22,700원 ▲1,550 +7.33%)(8억→56억원)도 나란히 증가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AMD 등 AI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하면서 한국 증시도 영향을 받아 반도체 섹터 종목들이 동반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며 "최근 상승폭 일부 되돌림에도 낙관적 전망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낙폭이 컸던 바이오 업종으로의 빚투도 늘어났다. 셀트리온제약 (90,300원 ▼2,800 -3.01%)의 신용잔고는 한 달 만에 136억원 늘어난 1002억원을 기록했다. 레고켐바이오 (61,900원 ▼1,500 -2.37%)의 경우 2배 넘게 늘어난 691억원으로 집계됐다. 비트코인 급등에 관련주 우리기술투자 (8,620원 ▼40 -0.46%) 신용잔고는 135억원 증가했다.

현재 신용거래 잔고 비율 상위 종목에는 △에프엔에스테크 (12,060원 ▼400 -3.21%)텔레칩스 (22,800원 ▼250 -1.08%)아가방컴퍼니 (5,410원 ▼20 -0.37%)비트컴퓨터 (5,940원 ▲10 +0.17%)랩지노믹스 (2,465원 ▼85 -3.33%)에이디테크놀로지 (34,750원 ▼100 -0.29%)HLB바이오스텝 (2,715원 ▲30 +1.12%)엔텔스 (4,655원 ▼45 -0.96%)써니전자 (1,885원 ▼23 -1.21%)광명전기 (2,375원 ▼60 -2.46%)한신기계 (5,580원 ▼200 -3.46%) 등이 올라있다. 각종 테마주가 다수 포진해있다.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의 돈을 빌려 투자하는 만큼 주가가 오르면 보유자산 대비 큰 이익을 얻지만, 고점에 유입된 빚투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수나 개별 종목의 주가가 지속해서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에 노출돼 예상치 못한 대규모 손실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빚을 내서 투자한 주식을 증권사가 강제적으로 청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빚을 내서 산 주식의 가치 평가액이 담보 유지 비율 아래로 내려가면 전날 종가의 하한가로 강제 매도당한다. 하한가로 주문이 들어가면 다시 반대매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전문가들은 빚투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빚투는 투자자의 자본 대비 큰 수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서도 "그만큼 위험 부담 역시 크다는 점을 항상 인식해야 하고 철저한 증시 및 종목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향후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관측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말 금리 인하가 시작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AI 랠리와 밸류업 모멘텀 소진으로 증시 스타일이 바뀌고 있는 상황이며 하반기 대선 국면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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