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랠리 속 증권주 1등…'최고 수혜주' 된 리테일 강자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2024.03.13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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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대해부]⑬ 키움증권, 증시 활성화 최대 수혜주…수익성+주주환원 기대

편집자주 [편집자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계기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오히려 프리미엄으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릅니다. 짠물배당, 소액주주에게 불리한 지배구조 재편, 밸류트랩 같은 주가 역선택 등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한국 기업들의 본질가치가 재조명되고 주가수준도 한단계 레벨업 될 것입니다.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을 밸류업 종목들의 현황과 디스카운트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보겠습니다.

키움증권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키움증권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밸류업' 장세 속 저(低)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으로 주목 받았던 증권주 중에서도 키움증권의 상승폭은 도드라졌다. 지난해 타사 대비 양호한 수익에도 리스크 관리 부진으로 아쉬움을 남겼는데, 높은 수익성이 주목 받고 있다. 밸류업 장세에서 키움증권의 높은 ROE(자기자본이익률)와 주주환원 정책은 강점이 됐다.

증권주 중 '밸류업' 기대 가장 크다
12일 코스피 시장에서 키움증권 (132,000원 ▲3,800 +2.96%)은 전 거래일과 같은 12만4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 장 중 13만59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영향이다. 1월24일 정부가 이를 공식화 한 이후 12일까지 키움증권 주가는 33.3% 상승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해 주가 저평가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PBR이 낮은 업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대표적인 것이 보험주, 증권주 등의 금융주였다. 키움증권 주가는 1월24일 이후 증권주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일 종가 기준 키움증권 PBR은 0.77배다. 다른 증권주에 비해 PBR이 특별히 낮지 않음에도 주가가 상승을 이어가는 것은 수익성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밸류업 정책의 목적은 단순히 저PBR 종목들의 주가를 개선시키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중장기에 걸쳐 한국 증시 전반의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정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바탕으로 올해 예상 코스피 밴드를 상향시키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예상 코스피 밴드를 기존 2300~2800에서 2500~3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증시 레벨업은 키움증권의 수익성 강화와 직결된다. 키움증권은 리테일 점유율이 30%에 육박해 국내 증권사 중 최고 수준이다. 증시 활황으로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가 증가할 수록 수수료 수익이 높아지는 구조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이유로 키움증권을 증권주 중 밸류업 정책의 최고 수혜주로 꼽고 있다.

키움증권에 몰린 매수세/그래픽=김다나키움증권에 몰린 매수세/그래픽=김다나
지난해 4분기 부진은 일시적…수익성 높다
수익성 또한 증권사들 중 최고 수준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ROE는 밸류업 장세가 시작되면서 투자자들에게 PBR과 함께 크게 주목받은 수익성 지표다. 기업에 투자된 자본을 사용해 어느 정도의 이익을 내고 있는지를 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키움증권 ROE는 12개월 후행 기준 9.0% 수준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안타증권 커버리지 중에서는 키움증권과 한국금융지주가 가장 높은 ROE를 보유하고 있는데 양사 모두 수년째 업계에서 가장 높은 매출액순이익률, 즉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에 따라 올 3분기 기업가치 제고 우수 기업을 대상으로 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개발되는데, 이 또한 ROE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증시 디스카운트 해소에 나선 일본의 경우 관련 지수 편입에 ROE-COE(자기자본비용) 스프레드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키움증권의 ROE 개선에 대한 인센티브가 높다고 봤다. 향후 ROE가 추가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4분기 부진은 일시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인한 대량의 미수금과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및 해외 부동산 관련 충당금을 일시 반영했다. 지배주주순손실 1914억원을 기록했는데, 시장의 예상 범위에 부합한다는 평가다. 오히려 일회성 요인이 해소되면서 올해 이익 수준이 크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키움증권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9.3% 늘어난 1조원, 지배주주순이익은 71.2% 증가한 7468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주주환원 정책 적극적…주가 상승 가능성 남았다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사진=뉴시스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사진=뉴시스
키움증권이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 또한 기대 요소다. 키움증권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할 계획이라고 지난해 10월 밝혔다. 이어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고자 7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주주환원 시에 지난해 발생한 일회성 비용 요인을 향후 수년에 걸쳐 나눠 반영한다. 이에 따라 2023년 환원 성향은 40%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 놓은 바 있다. 적극적 주주가치 제고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도 부합하는 만큼 키움증권의 주가 상승 탄력을 높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여러 증권사가 키움증권을 업종내 최선호주로 꼽고 있는 만큼 투자 심리는 긍정적이다. 다만 최근 급등한 주가가 과열 부담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소다. 현재 키움증권 목표주가가 주로 14~15만원 선에 형성돼 있는데 이미 목표주가의 턱밑까지 주가가 올라온 상황이다. 그러나 향후 실적 등 펀더멘털 개선을 고려하면 목표주가 상향 조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최근 많이 상승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밸류업 정책 관련 타임라인이 예정돼 있고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가도 강세를 이어 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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