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내리고 성장주 오르고…"순환매 속 변동성 주의"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4.03.1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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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일러스트=임종철/일러스트=임종철


엔비디아 주가 급락의 영향으로 반도체 업종이 대거 조정을 받은 반면 장기간 소외됐던 성장주는 반등했다. 증시의 뚜렷한 방향성 없이 업종 간 순환매가 이어지는 장세다. 미국 물가지수 발표와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변동성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51포인트(0.77%) 하락한 2659.84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에는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보합권까지 낙폭을 줄었으나 오후들어 다시 낙폭을 확대했다. 오후 3시45분 기준 개인이 1852억원 순매수인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70억원, 1123억원 순매도했다.



엔비디아 급락의 여파로 반도체주 대부분이 조정을 받았다.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는 전일 대비 5300원(3.08%) 떨어진 16만6600원에 마감했고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는 900원(1.23%) 하락한 7만2400원을 기록했다.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수혜주로 주목 받았던 현대차 (249,500원 ▼500 -0.20%)기아 (118,200원 ▲1,600 +1.37%)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각각 3.7%, 1.7% 하락했다. KB금융 (76,000원 ▲6,700 +9.67%), 신한지주 (46,750원 ▲3,250 +7.47%), 하나금융지주 (60,000원 ▲3,400 +6.01%) 등 주요 금융주 역시 약세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그동안 소외됐던 NAVER (181,500원 ▼1,200 -0.66%)카카오 (47,300원 ▼100 -0.21%)는 이날 각각 1%, 2.6% 반등했다. LG (78,900원 ▲1,000 +1.28%)삼성화재 (311,500원 ▲12,000 +4.01%)도 각각 2.2%, 1.9%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2.75포인트(0.31%) 오른 875.93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1845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02억원, 940억원 순매도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2차전지와 바이오, 엔터 등이 강세를 보였다. 전해액 업체 엔켐 (280,500원 ▼2,000 -0.71%)은 17.4% 상승했고 바이오 업체 HLB (110,100원 ▲500 +0.46%)는 2.6% 올랐다. 엔터주인 JYP Ent. (66,700원 ▲100 +0.15%), 에스엠 (81,000원 ▼1,500 -1.82%), 와이지엔터테인먼트 (42,000원 ▼350 -0.83%)도 강세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9.5원 내린 1310.3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증시는 보합권에 머물며 순환매가 일어나는 장세가 지속 중이다. 이날은 반도체에서 이탈한 수급이 인터넷, 2차전지, 엔터, 바이오, 방산 등 소외업종으로 이동하는 양상이었다.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관망심리가 작용한 점도 순환매 장세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등 글로벌 증시 랠리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 가운데 미국의 물가지수 발표와 FOMC는 투자심리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시간으로 오는 12일 저녁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고 14일에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공개된다. 현재 시장의 CPI 예상치는 전년 대비 3.1% 상승이다. 이보다 하회할 경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보다 강해질 수 있지만 반대라면 차익실현 욕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19~20일 열리는 FOMC에서 향부 금리 방향성에 관한 언급이 이뤄진다.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형 이벤트인 만큼 당분간은 불확실성을 경계하며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순환매 장세 속에서도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대장주인 엠비디아 주가 급락 여진과 오는 14일 선물옵션 동시 만기 등으로 증시 내에서 수급 불확실성을 소화해야 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AI, 저PBR(주가순자산비율), 바이오, 2차전지 등 순환매가 수시로 일어났던 업종들을 중심으로 수급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3월 FOMC를 앞두고 이번주 증시는 관망심리에 따른 보합세 가능성이 높다"며 "가격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물가지표와 실적발표 등 몇 가지 요소에 따라 변동성 장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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