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조수아
한섬은 여성복 제조와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현대백화점 그룹 계열의 패션의류 전문업체다. 주요 브랜드로는 SYSTEM, MINE, SJSJ, TIME 등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1987년 5월에 설립돼 1996년 7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2016년 자회사 한섬글로벌과 현대지앤에프를 설립해 SK네트웍스 패션 부문을 인수하고 온라인 사업으로 더한섬닷컴을 운영하고 있다.
반등 못하고 있는 주가...PBR은 0.32배 수준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코스피 시장에서 한섬은 전 거래일 대비 50원(0.26%) 내린 1만919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5월 11일 장중 기록했던 52주 최고가 2만6900원에 비해 28% 하락했다.
의류주는 소비 심리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업종으로 꼽힌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영향으로 국내 소비자의 소비 여력 감소가 이어지며 한섬 주가도 영향을 받아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위축됐던 의류 소비가 올해는 반등하며 한섬 주가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섬과 같은 의류 업종은 소비 심리와 유사한 궤적을 그려왔는데 올해 2월 소비자 동향 조사 결과 소비자심리지수는 101.9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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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의류 소비 위축이 2년 이상 지속된 경우는 적다"며 "의류 소비는 2022년 하반기부터 민간 소비 증가율을 하회하며 부진했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에는 신규 의류 구매 사이클이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스인플레이션 구간에 진입한 현 상황에서 추가적인 소비 여력 감소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향후의 방향성은 오히려 소비 여력 개선에 따른 내수 회복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약점이었던 내수 경기 극복한다...해외 시장 공략
한섬이 2024 F/W 파리 패션위크에서 진행한 시스템·시스템옴므 단독 프레젠테이션 모습/사진=한섬 제공
한섬은 내수 시장의 불리함을 탈피하기 위해 자사 브랜드 TIME과 SYSTEM을 중심으로 해외 패션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브랜드 WOOYOUNGMI(우영미)와 JUUNJI(준지)를 쫓고자 노력한다는 전략이다.
한섬은 지난해 8월 스웨덴 디자이너 브랜드 '아워레가시', '베로니카 비어드'(Veronica Beard), 패션브랜드 '토템'(Toteme) 등 신규 해외패션 브랜드들과 연이어 계약을 맺는 등 해외패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향후 5년 이내 해외 패션 부문 매출 규모를 현재의 2배가 넘는 1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다.
오는 6월에는 프랑스 파리에 '시스템·시스템옴므'의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에 자사 브랜드의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첫 번째 시도다. 한섬의 해외 시장 공략이 당장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한섬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수준인 4532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316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소비 여력 개선으로 내수 회복이 기대되고 해외 시장 확장 전략으로 올해 실적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 연구원은 "한섬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1조5762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0.2% 증가한 110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거시적인 환경에서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 확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소비 침체와 수입 브랜드 투자 확대 탓에 수익이 감소했지만, 올해 2분기부터는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주주 환원 결심…배당과 자사주 소각
중장기 배당 정책으로는 2023년부터 2026년에 걸친 3년간의 배당정책을 수립했다고 지난달 6일 공시했다. 별도 영업이익의 10% 이상 배당을 지향하고 주당배당금(DPS)을 750원으로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환원 재원이 주당 750원 미만일 경우 주당 최저배당액을 750원으로 정한다고도 밝혔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진 현 상황에서 잇따라 주주환원정책을 구체화하고 실행하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