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원톱 체제가 유력한 가운데 민주당의 정권심판론에 '정책 실행력'을 전면에 내세운단 방침이다. 민주당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이해찬 전 대표가 합류한 3톱 공동 선대위원장 체제로 이른바 '비명횡사'(비이재명계 배제) 공천 파동 수습에 나선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책임감 있는 여당으로서 정책에 집중하고 속도감 있는 실행을 강조하는 방안에 집중해서 만들었다"며 "국민이 즉각 체감할 수 있는 오늘의 삶을 바꾸는 정책에 집중해서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책임감 있게 실천하겠단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동훈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수락연설 때부터 이 대표와 운동권 정치인들을 타깃으로 삼았는데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다수의 (87세대) 운동권이 공천 과정에서 정리가 됐기 때문에 운동권 프레임을 불가피하게 전환한 측면이 있다"며 "또 이재명 때리기만 해서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도 최근 민생 토론회에 집중하고 한 위원장도 각종 사업을 제안하며 선거 방향을 포지티브한 쪽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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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당이 이 대표 등에 비판을 멈춘 것은 아니다. 도리어 공세를 강화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회의에서 "(이 대표가) 우리 공천을 보고 패륜 공천, 부패 공천, 극우 공천, 음란공천이라고 했던데 국민들은 그 얘기를 듣고 딱 한 사람을 떠올렸을 것이다. 바로 이재명"이라고 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의 4·10 총선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정계 은퇴를 선언했을 뿐 아니라 '비명횡사' 공천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온 김 전 총리가 민주당 선대위에 합류해 윤석열 정권 심판론에 힘을 보탠 것은 민주당의 통합과 외연확장에 기여할 전망이다. 김 전 총리는 "친명이니 친문이니, 이런 말들은 이제 우리 스스로 내 버리자"며 "'무능력·무책임·무비전, 3무 정권'에 분명한 경고를 보내야 한다"고 했다. '선거의 제왕'으로 불릴 정도로 선거 전략에 정통한 이 전 대표의 합류도 의미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충남 홍성 양승조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홍성·예산 후보자 연석회의 및 필승 결의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
한 위원장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민주당이) 쓰리톱을 얘기하는데 이재명 대표가 바쁘지 않냐. 재판을 가야 하고 하니 혼자 선거를 지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나는 이 선거를 지휘하기 위해 불려 나온 당 대표"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신청한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 국민의미래 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전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당의 이미지는 쉽게 형성되지도 않고 쉽게 바뀌지도 않는다"며 "이해찬, 김부겸의 선대위 합류가 민주당의 고착화된 이미지를 바꿀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해찬 전 대표는 중도층에 대한 소구력이 없고 김부겸 전 총리는 자칫 들러리만 설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한동훈 원톱보다는 보완할 수 있는 여럿이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종훈 평론가도 "국민의힘은 한동훈 원톱보다는 중도외연 확장이 가능한, 개혁신당을 압살할 정도의 인물들로 꾸리는 게 좋은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