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의 하만, 아마존 로보택시 '두뇌' 만든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24.03.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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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x L5 제원/그래픽=조수아Zoox L5 제원/그래픽=조수아


삼성전자의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하만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로보택시에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을 공급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만은 아마존 로보택시 자회사 '죽스(Zoox)'의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 L5에 탑재될 TCU(텔레매틱스 컨트롤 유닛· 차량용 통신 장비)에 대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인증을 받았다.



삼성은 앞서 죽스에 완전 자율주행 모빌리티 구현을 위한 TCU 샘플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만이 죽스에 공급하는 TCU는 커넥티드카를 구현하는 '자동차의 두뇌'로, 차량 외부의 통신을 관리하는 V2X(차량사물통신)가 동작할 수 있는 기반 역할을 한다. 통신 기능을 통해 차량 위치를 추적하고, 주변 차량들의 센서와 연결해 정보를 교환한다. 안전한 주행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적인 역할을 맡는다. 차량 내 영화 감상, 화상회의 등 인포테인먼트 기술도 TCU가 핵심이다.



죽스는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자율주행 모빌리티 스타트업이다. 아마존은 2020년 약 12억 달러(약 1조6000억원)에 죽스를 인수하고, 이 회사가 만드는 무인 로보택시를 차세대 사업 중 하나로 육성 중이다.

Zoox L5 Fully Autonomous, All-electric Robotaxi /사진=Zoox 홈페이지Zoox L5 Fully Autonomous, All-electric Robotaxi /사진=Zoox 홈페이지
죽스가 개발 중인 완전자율 주행차 L5는 운전석이 없고, 4명의 승객이 2명씩 마주 보는 형태로 설계됐다. 차량 모서리 네 곳에 카메라와 레이더를 탑재해 사각지대를 없앴고, 전 방향 150미터 앞까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 안전성을 높였다. 구체적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복잡한 계산을 빠르게 할 수 있는 강력한 컴퓨트 시스템도 탑재했다.

앞뒤 구분이 없어 양방향 주행이 가능하고, 바퀴 4개를 각각 개별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 도심의 좁은 공간에서도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다. 133 kWh(킬로와트시) 배터리를 탑재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6시간을 주행할 수 있고, 최대 속도는 120킬로미터(Km)다. 음향과 빛으로 차량 외부와 소통한다.


이 차량은 2023·2024 2년 연속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에 등장해 주목 받았다. 아마존은 죽스를 통해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해 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죽스는 실제 도로에서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광범위한 시뮬레이션을 수행 중이다.

한편, 하만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4'에서 하만 레디 커넥트 5G TCU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퀄컴의 차량용 솔루션 브랜드 '스냅드래곤 디지털 새시' 기반의 '스냅드래곤 오토 5G 모뎀-RF 2세대'를 탑재했다. 진화하는 모빌리티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업그레이드 가능성, 확장성 및 사용성을 높였다.

삼성전자가 2017년 인수한 하만은 2020년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탑재한 TCU 상용화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보유한 무선통신, 디스플레이 등 첨단 IT기술을 통해 전장사업 부문에서의 시너지를 모색 중이다. 실제로 하만은 삼성전자 기술을 활용해 레디 커넥트에 탑재된 스마트 빌트인 안테나를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하만의 전장사업에 IT기술을 지속적으로 접목시켜 차량의 IT기기화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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