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새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무공간으로 돌진한 차량의 운전자가 보안요원들에게 거칠게 끌려가고 있다./사진=유튜브 캡쳐
11일 대만 삼립신문 등 해외 언론과 X(옛 트위터),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에 따르면 지난 10일 새벽 시 주석 관저이자 집무공간인 베이징 시내 중난하이(中南海) 남문인 신화먼으로 검정색 고급 승용차가 돌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리케이트 등에 걸리며 차량은 중난하이 경내로 진입하지는 못했다.
중난하이는 톈안먼(천안문)은 물론 인민대회당 등이 인접한 중국 정치의 최고 중심가다. 평소 경비인력이 24시간 상주해 지키는 데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도 각종 안전장치들이 있어 사실상 강제 진입은 불가능하다. 이날 돌진한 차량도 진입이 저지됐다.
또 이번 사건을 지난 2022년 베이징 시내 한 육교에 시 주석의 파면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실종된 물리학자 펑리파에 빗대는 여론도 읽힌다. 당시 시위로 '브릿지 맨'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 펑리파는 곧바로 연행됐고 사실상 실종된 상태다. 구금 중이라는 현지 언론보도가 나올 뿐이다.
/사진=해당 사건을 보도한 대만 언론 캡쳐
이 시각 인기 뉴스
테러와는 별개로 이번 양회는 시 주석으로의 권력 집중을 여과없이 보여줬다. 시 주석은 이번 양회를 계기로 기존 전인대(전국인민대표회의) 최대 하이라이트였던 중국 정치 2인자 국무원 총리의 폐막 기자회견을 없앴다. 이에 따라 중국 내에서는 덩샤오핑 체제가 출범한 1982년부터 명문화된 '당정분리'가 공식적으로 폐기됐음을 알리는 사건이라는 평도 나온다.
중국 권력의 핵은 당 최고위를 겸하는 국가주석이지만 행정부 수반인 총리가 호흡을 맞추는 한편 때로는 권력을 견제하는 기능도 해 왔다. 장쩌민 주석과 주룽지 총리 조합, 후진타오-원자바오 조합이 그랬고 시진핑 2기까지는 고 리커창 전 총리가 비록 뚜렷한 제 색깔을 내지는 못했지만 때로 시 주석의 경제정책이나, 중국 경제상황을 비판하는 등 쓴소리를 하며 종종 견제 역할을 했다. 그러나 현 리창 총리는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시 주석의 의중을 거스른 적이 없다.
한편 이번 양회에서는 중국이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7.2% 증액한 1조6700억위안(약 309조원)으로 편성, 중국 정부 숙원인 대양해군 건설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돼 눈길을 끌었다. 중국 해군력 증강은 대만해협 긴장고조로 이어지는 만큼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양회의 또 다른 기조로는 한 층 부드러워진 외교전략이 꼽힌다. 대만에 대한 언급도 기존의 입장만 반복하는 수준에 그쳤다. 한반도 상황에 대해서는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는 선으로 언급, 한반도 긴장의 원인을 제공하는 게 북한이 아닌 한국과 미국이라는 점을 에둘러 강조했다. 역시 이전 입장을 되풀이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