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엔차 성에서 바라본 마엔차 시 전경/사진제공=행정안전부
지난 8일(현지시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끄는 공공행정협력단이 함께 관광객들의 발길마저 드문 마엔차를 찾은 배경이다. 실제로 한적한 시골마을에 낯선 방문단이 들어서니 모든 주민들의 시선이 쏠렸다. '1유로 프로젝트'는 1유로(한화 약 1400원)에 빈집을 사들일 수 있는 유럽의 도시재생 프로그램을 말한다. 마엔차에선 개인과 법인이 모두 1유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고 여러 채를 구매한 뒤 임대도 가능하다. 다만 지원금이나 세금 감면 혜택은 없다.
실제 1유로에 거래된 빈집의 모습/사진제공=행정안전부
물론 마엔차의 1유로 프로젝트가 순탄하게만 진행됐던 건 아니다. 코로나19가 번진 팬데믹(전세계적 유행)과 겹친데다 소유권이 복잡한 빈집의 특성이 발목을 잡기도 했다. 게다가 빈집 상속자가 19명까지 파악된 사례도 나왔다. 지난 3년간 마엔차의 1유로 프로젝트를 통해 거래된 빈집이 2채에 그친 이유다.
하지만 클라우디오 스페르두티 마엔차 시장은 '1유로 프로젝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빈집 프로젝트로 인해 아무도 몰랐던 마엔차가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효과가 생기면서 지난 2년간 '1유로 프로젝트'와 관계없이 27채의 집이 팔렸다"면서 "이 중 6채가 미국인과 노르웨이인 등 외국인에 의한 거래였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숙박업소 등을 열어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게 스페르두티 시장의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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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오 디 지로라모 마엔차 시의원도 "1유로 프로젝트는 장기 프로젝트"라며 "한국의 고위 관료가 마엔차에 처음으로 방문해준 사실만으로도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엔차 사례는 행안부가 추진하고 있는 충북 충주시 관아골의 사례와 비슷하다. 2015년 절반이 넘게 비어있던 빈점포를 청년들이 고쳐 쓸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와 충주시가 지원하고, 행안부의 로컬브랜딩 사업을 통해 관아골 공가율이 2016년 60%(총 70채 중 42채)에서 지난해 12%(9채)까지 줄었다.
이 장관도 "우리나라도 빈집이 무려 13만2000호에 달한다"면서 "마엔차의 활용 사례를 살펴보고 빈집 정비에 적용할 수 있는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8일(현지시간) 마엔차시의 1유로 프로젝트에 매물로 나온 빈집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행정안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