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고우석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탬피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팀이 4-0으로 앞선 6회말 등판해 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크게 무너졌다.
하지만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4개의 안타가 모두 외야로 향하는 장타가 된 것은 빼도 박도 못할 고우석의 실책이었다. 트라웃의 우익선상 3루타, 애런 힉스의 우익선상 2타점 2루타, 테일러 워드의 좌중간 1타점 적시타 모두 타자들이 치기 좋게 가운데로 몰린 직구였다. 브랜든 드루리에게 허용한 우중월 투런포는 뜬 공 타구를 유도하는 높은 쪽 직구였다. 제구가 아쉽다고 할 순 없었으나, 드루리는 마치 기다린 듯이 정확한 타이밍에 방망이를 휘둘러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고우석.
선수들을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인 20/80 스케일로는 위험 부담이 높은 40짜리 투수로 평가받았다. 50이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으로 40은 리그 평균 이하라는 뜻이다. 세부적으로는 직구가 55, 커브 45, 커터 40, 콘트롤 45로 직구를 제외하면 모두 리그 평균 이하로 매겨졌다. 이날 직구 외에 변화구가 통하지 않아 패턴이 단조로워진 데다 제구마저 흔들리면서 우려됐던 단점이 극대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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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라면 아직은 시범경기로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개선할 시간이 있다는 점이다. BA는 "고우석은 공격적인 피칭을 하는 선수지만, 직구가 날리는 경향이 있고 전반적으로 평균에 약간 못 미치는 제구력을 지니고 있다. 그의 직구는 위험도가 낮은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는 불펜 투수의 기회를 준다. 그 이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세컨 피치(두 번째 구종)을 조금 더 날카롭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면서도 "고우석은 내년 시즌에야 25세가 된다. 여전히 성장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발전 가능성에 기대를 건 바 있다.
고우석.
이들이 공개한 고우석의 계약 일부를 살펴보면 고우석은 한 시즌 70경기에 등판하면 10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는다. 그뿐 아니라 40경기, 45경기, 50경기, 55경기에 등판할 때마다 10만 달러(약 1억 원)씩 받아 한 해 최대 40만 달러(약 5억 원)를 번다. 이 조건은 2025년과 2026년에 해당한다.
고우석이 2024년, 2025년 각 시즌에 15경기, 25경기, 35경기, 45경기를 끝낼 경우 그때마다 12만 5000달러(약 1억 6450만 원)의 연봉을 인상한다. 예를 들어 2024년 45경기를 팀의 마지막 투수로서 끝낼 경우 2025년 연봉 225만 달러가 275만 달러(약 37억 원), 2025년 45경기를 끝낼 경우 2026년 연봉이 300만 달러에서 350만 달러(약 46억 원)로 상승하는 식이다. 단, 세이브가 아닌 경기의 마지막 투수로 나서기만 하면 된다.
그나마 위안인 것은 경쟁자들도 마쓰이 유키는 부상으로 개점 휴업 중이고, 로버트 수아레스는 5경기 평균자책점 8.31로 좋지 않다. 엔옐 데 로스 산토스도 6경기 평균자책점 6.75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모두가 부진한 가운데 고우석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남은 시범경기에서 반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