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풀리는 스마트반지 시장…삼성이 '끼면' 판 커진다

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2024.03.11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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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링 vs 오우라 링 비교/그래픽=최헌정갤럭시 링 vs 오우라 링 비교/그래픽=최헌정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갤럭시 링'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국내에도 일찌감치 스마트반지 시장이 열린다. 지난달 말 MWC 2024에서 갤럭시링 실물이 공개되자 스마트반지를 둘러싼 관심이 증폭됐고, 디자인·기능이 유사할 것으로 보이는 세계 첫 스마트반지 제품 '오우라 링(Oura ring)'이 국내 얼리어답터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10일 CNBC 등 외신과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 따르면, 핀란드 기업 오우라는 지난 7일(현지시간)부터 아마존 내 브랜드 스토어를 개설하고 오우라 링 판매를 시작했다. 둥근 형태의 '호라이즌'과 각진 형태의 '헤리티지' 두 가지 스타일로, 가격은 각각 399달러(약 53만원), 299달러(약 39만원)다.



오우라는 약 8년간 자사 홈페이지에서만 오우라 링을 판매했는데, 최근 아마존·베스트바이 등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11번가 내 아마존 스토어를 통해 주문할 수 있으며, 통관 대행료까지 포함해 호라이즌 약 60만원, 헤리티지 약 51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에 잇섭과 테크몽 등 국내 유명 IT 유튜버들도 최근 "원조 갤럭시 링"이라며 오우라 링 직구 및 사용 후기를 공개했다. 잇섭은 "착용감이 매우 좋았고, 더 사용해 봐야겠지만 수면 측정도 워치보다 훨씬 편했다"고 평가했다.



핀란드 F9 Distribution의 Mika Junnila CEO가 지난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4 삼성전자 '갤럭시 링' 전시장 앞에서 자신이 사용 중인 '오우라 링'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배한님 기자핀란드 F9 Distribution의 Mika Junnila CEO가 지난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4 삼성전자 '갤럭시 링' 전시장 앞에서 자신이 사용 중인 '오우라 링'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배한님 기자
MWC 2024에서 기자와 만난 핀란드 IT총판 기업 F9디스트리뷰션의 미카 욘닐라 CEO(최고경영자)도 "1년 이상 오우라 링을 사용 중인데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다.

오우라 링은 2015년 출시돼 2021년 말 3세대까지 나온 스마트반지다. 활동량·심박·호흡·수면패턴·체온·생리주기 등을 측정·분석한다. CNBC에 따르면 오우라 링은 2022년 4월까지 100만대가량 판매됐다.

이밖에 미국 스타트업 모바노헬스가 여성 전용 '이비링'을, 중국 스타트업 어메이즈핏이 운동선수 전용 '헬리오링'을 선보였고, 국내 스타트업 스카이랩스도 올 상반기부터 병·의원을 통해 고혈압·당뇨 환자 전용 '카트 비피(CART BP)'를 판매한다. 이처럼 신제품이 속속 나왔지만 스마트반지는 스마트워치의 기능을 보완·대체하는 '니치 마켓(niche market)'에 그쳤다.


하지만 삼성이 뛰어들며 상황이 달라졌다. 욘닐라 CEO는 "오우라는 글로벌 영향력이 작지만, 삼성이 뛰어들면 스마트 반지 시장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리서치인사이트도 갤럭시 링 공개 직후 발간한 보고서에서 스마트반지 시장이 2023년 2000만달러(약 264억원)에서 2031년 1억9700만달러(약 2600억원)로 10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스마트 반지와 럭셔리 브랜드 간의 협업도 기대된다. 오우라는 2022년 구찌와 콜라보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갤럭시 링의 등장에 위기감을 느낀 오우라도 본격적인 삼성 견제에 나섰다. 톰 헤일 오우라 CEO는 갤럭시 링 공개 후 CNBC에 "오우라는 150개 이상의 (스마트반지) 특허를 출원했다"며 "(갤럭시 링이 오우라의 기술을) 침해하는지 살펴보고 적절한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혼 팍 삼성전자 MX(무선)사업부 디지털헬스팀장은 지난달 26일 MWC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실제 보면 (갤럭시 링과 오우라 링이) 스타일이 매우 다를 것"이라며 "다양한 추가 기능도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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