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사장 인선 '잡음' 커진다… 11일 최종후보 결정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24.03.08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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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파크원 사옥. /사진제공=NH증권.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파크원 사옥. /사진제공=NH증권.


NH투자증권 차기 대표이사 인선을 두고 잡음이 이어진다. 농협중앙회장 교체와 농협의 금융 계열사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 착수 등 이슈가 복잡하게 얽혀서다. 당국과 갈등은 물론 농협중앙회와 NH금융지주 간 내홍마저 불거진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은 11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차기 사장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임추위가 추린 숏리스트에는 윤병운 NH투자증권 IB1사업부 대표(부사장)와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이 포함됐다.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장은 정통 '농협맨'인 유찬형 전 부회장의 대표이사 선임을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내용을 담은 보도가 나온 직후 금감원이 NH농협금융지주와 계열사들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를 두고 금감원이 강 회장의 인사 개입에 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유 전 부회장 선임 여부를 두고 강호동 회장과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간 이견이 불거졌다는 보도도 있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최근 발생한 농협은행 직원의 배임 사고뿐 아니라 지주와 계열사들에서 발생한 문제, 지배구조 전반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NH투자증권의 차기 사장 인선 절차의 적절성 역시 점검 대상이다. 금감원의 이례적 전방위 검사에는 유 전 부회장 선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은 농협 계열사 중 유일한 상장사로, 다른 계열사들과 비교하면 독립적 경영을 상당 부분 보장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장의 최측근이 선임되는 금융지주 비상임이사를 통해 금융 계열사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대표 인선은 중앙회장 교체와 맞물린 유일한 금융 계열사 수장 교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2018년부터 NH투자증권을 이끈 정영채 사장은 지난 4일 용퇴를 선언했다. 지난해 11월 옵티머스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점이 4연임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정 사장의 행정소송 제기로 금융위의 징계 효력이 정지됐으나 4연임 시 당국과 불편한 관계가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숏리스트에 포함된 윤병운 부사장은 NH투자증권의 전신인 LG투자증권에 1993년 입사했다. 이후 정영채 사장과 2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추며 IB 황금기를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 유 부회장은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장, 기획조정본부장, 농협자산관리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기획·금융통으로 불린다. 다만 증권업계 경험은 없다.

외부 인물로는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사 전 부사장은 삼성증권에서 채널영업부문장·자산관리본부장·리테일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25년 이상 자산관리 분야에 몸담은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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