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전환 막는 공급망병목 해법…"민간이 예측할 수 있게 해야"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24.03.1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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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라스 아가드 덴마크 기후에너지유틸리티부 장관

라스 아가드 덴마크 기후에너지유틸리티부 장관이 6일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회관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제공=주한덴마크 대사관라스 아가드 덴마크 기후에너지유틸리티부 장관이 6일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회관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제공=주한덴마크 대사관


"높은 자본비용과 공급망 압력으로 인한 단기적 병목현상에 대한 근본적 해답은 민간이 보다 명확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정부가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라스 아가드 덴마크 기후에너지유틸리티부 장관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회관에서 가진 머니투데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에너지·산업·모빌리티 등의 탈탄소화, 이른바 '녹색전환'을 추진 중인 전세계가 부딪힌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병목 문제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덴마크를 포함한 전세계 선진국들이 녹색전환을 위해 처한 가장 큰 어려움이 '규모확대(scale-up)'라 진단했다. 전세계 주요국들은 온실가스 감축목표 및 에너지안보 달성을 위해 대규모 풍력발전단지, 전력망 인프라 건설에 동시다발적으로 나서고 있다. 탄소배출 없는 난방 시스템, 수소생산과 사용 등을 위한 인프라도 새로 만들어야 한다. 프로젝트들에 필요한 원자재·중간재를 확보하기 위해 새로 설비를 짓고 기자재 등을 대규모로 생산해야 하는데 이 역량을 단기간에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단 얘기다.

아가드 장관은 선진국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규모확대가 "한국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이라 했다. 기술과 제조업 역량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다. 그는 "모든 선진국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동시에 변화시켜야 할 게 너무 많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민간이 준비되면 정말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혁신을 가져와 산업 규모로 확장하고 효율적인 공급망을 만드는 건 한국 기업들이 정말 잘 하는 부분이고 한국 기업들이 세계에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이라 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간이 새로운 공장, 전체 밸류체인 등에 투자하는 데 필요한 건 예측력"이라며 "정책 입안자들은 민간 부문이 미래를 명확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고 했다. 탄소가격 부과 등 관련 정책의 도입 시점과 내용을 기업들이 미리 구체적으로 알수 있도록 해 투자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

한국과 덴마크가 2011년 국가간 첫 '녹색성장동맹'을 맺은 후 달라진 전세계 경제와 관련해서는 "이제는 경제의 탈탄소화가 중요한 과제가 됐고, 에너지와 관련해 안보적 측면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했다. 이어 "한국과 유럽이 비슷한 점이라면 모두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라며 "안보는 에너지에 대한 접근과 연결돼 있으며, 동시에 미래의 에너지는 반드시 친환경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이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도입한 뒤 유럽연합(EU)과 '그린산업'에 대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추세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IRA로 하려는 게 경쟁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기술 비용이 낮아지면 결국 유럽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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