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상대로 가처분 낸 한앤코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 시급"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4.03.0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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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사진=뉴스1


남양유업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법정에서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재판장 김상훈)는 8일 한앤코가 남양유업을 상대로 낸 정기 주주총회 의안상정 가처분과 홍원석 회장 일가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행사 가처분 사건 첫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한앤코는 지난달 21일 법원에 '남양유업은 한앤코가 제안한 각 의안을 3월 중 개최 예정인 주주총회에 상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정기 주주총회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안건에는 한앤컴퍼니의 이동춘, 배민규 부사장을 각각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올리는 안이 포함됐다.



한앤코는 같은 달 26일 홍 회장 등이 정기 주총에서 해당 안건에 찬성하도록 법원이 강제해달라고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도 냈다.

남양유업 측은 의안상정 가처분 심문에서 한앤코 측이 제안한 의안을 그대로 반영해 주총 소집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한앤코 측은 오는 29일 열릴 주총이 정상적으로 진행돼 의안 상정이 이뤄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남양유업 측은 "변경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한앤코 측은 의안 상정에 따라 가처분 신청을 취하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어 의결권행사 가처분 심문에서 한앤코 측은 홍 회장 일가와 경영권 분쟁 과정을 설명하며 하루빨리 경영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앤코 측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홍 회장 일가가) 시간을 2년여간 끌어왔다"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남양유업의 무형적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빨리 (법원 판단을) 받아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추가 서면 등을 받아본 뒤 가처분 인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홍 회장은 2021년 5월 남양유업 제품인 불가리스가 과장 광고 논란에 휩싸인 후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홍 회장은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를 한앤컴퍼니에 3107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주식매매계약 당일 홍 회장은 돌연 임시 주총을 연기하고 같은 해 7월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주장했다. 한앤코는 홍 회장을 상대로 주식 양도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에 이어 올해 1월 4일 대법원에서도 최종 승소하면서 남양유업의 대주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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