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하는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가 생중계 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를 통해 "수련 과정의 전공의들이 이탈했다고, 국민 모두가 마음을 졸여야 하고 국가적인 비상 의료 체계를 가동해야만 하는 현실이 얼마나 비정상적이냐"며 "지금 의료 현장의 혼란이 역설적으로 의사 수 부족을 입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4.3.6/뉴스1
이 가운데 '의사 가운을 입은 간호사'로 불린 PA 간호사는 의사도 간호사도 아닌 '불법 직역'이었다. 전공의의 업무 상당 부분을 이들이 대체해왔는데 △수술 부위 봉합·매듭 △심폐소생술 △L-튜브 삽관 등은 그들이 몰래 담당해온 업무였다. 사실상 '무면허 의료행위'였지만 보건복지부는 이들 업무를 허용하는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보완지침'을 8일부터 적용할 방침이라고 7일 밝혔다. 새 지침은 PA 간호사들이 전공의 빈자리를 채우는 상황에서 간호사들이 할 수 있거나 할 수 없는 의료행위 범위를 정하고 책임, 보상 근거를 제시했다.
반영구화장(표피 침습)과 타투(진피 침습) 등 문신에 대해서도 합법화를 암시하는 정부 움직임이 포착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일 '문신사 자격시험 및 보수교육 체계 개발과 관리 방안 마련 연구'를 발주했다. 오는 11월 최종 연구 결과를 문신사 국가시험 시행 관련 세부 규정과 문신사 위생·안전관리 교육 등 정책 수립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비대면진료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전공의가 이탈했어도) 1·2차 의료기관은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도 수련병원이 주로 담당하는 중증 환자와 응급환자 치료와는 아무런 관련 없는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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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에 대해서는 의협이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지난해 9월 의협은 "(타투를 제외하고) '반영구화장'에 대해선 합법화를 반대하지 않겠다. 다만 마취제 불법 유통, 염료 위해성, 바늘 침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표피까지 침습하는 반영구화장은 비의료인이 해도 괜찮지만 진피까지 침습하는 타투에 대해서는 의료행위로 보는 입장을 견지한 것이다.
그 밖에도 의료계가 그동안 반대해왔던 여러 의료개혁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공의 이탈 자리를 채우기 위해 해외 의대 졸업자가 국내 의사 면허를 취득하는 조건을 완화하거나 의사가 약 처방을 제품명이 아닌 성분명으로 할 수 있게 하는 대체조제 도입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복지부는 "따로 특별히 검토한 적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대통령실은 PA 간호사 합법화 관련, 간호법 제정을 재검토할 수도 있다는 기류까지 감지된다. 지난해 5월 거부권을 행사할 당시와 달리 전공의 부재가 심각해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당장은 PA 간호사 시범사업으로 실시하지만, 전공의에게 의존하는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제도화가 필요하다면 이를 명시하기 위한 법안 마련도 검토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