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진짜다"…수익 현실화에 흥분하는 기업들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4.03.0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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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챗봇인 챗GPT 이미지 /로이터=뉴스1생성형 AI 챗봇인 챗GPT 이미지 /로이터=뉴스1


미국 증시는 올들어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시점에 대한 전망이 뒤로 미뤄지는 중에도 랠리를 계속했다. 이는 AI(인공지능) 열풍 때문이었다.

중요한 것은 AI가 단지 기대감 수준이 아니라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생성형 AI가 매출액으로 반영되고 있는 기업은 엔비디아만이 아니다.



클라우드 콘텐츠 관리 분야의 선두업체인 박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애론 레비는 5일(현지시간)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AI는 의심할 여지 없이 모든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의 논의 주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우리 회사에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라며 고객들이 박스의 기존 콘텐츠 클라우드에 첨단 AI 모델을 통합시킨 박스 AI로 앞다퉈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0년 남짓한 기간은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시간이었고 향후 10년 남짓한 기간은 AI로의 전환으로 가는 여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스는 지난 1월 말까지 회계연도 2024년에 처음으로 매출액이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기술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보면 AI 서버와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대해 기업들의 투자가 급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하드웨어 회사인 델 테크놀로지스는 지난주 실적 발표 때 지난 1월 말까지 3개월간 8억달러의 AI 서버를 팔았다고 밝혔다. 특히 델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제프 클락은 AI 서버에 대한 막대한 수요를 다 맞출 수 있었다면 AI 서버 매출액은 더 늘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AI에 대해 좋은 입지를 갖고 있다"며 많은 고객들이 AI 기능이 가능한 서버와 PC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무어 인사이츠 & 스트래터지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패트릭 무어헤드는 마켓워치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실질적이고 점진적으로 AI 매출액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AI 수익이 완전히 실현되려면 몇 년이 걸리겠지만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 기술의 적용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생산성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 IBM의 생성형 AI 및 과학적 데이터 플랫폼, 세일즈포스의 마케팅 및 영업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오라클의 기업 자원 관리 프로그램, 박스의 자료 관리 소프트웨어, HP와 델의 서버 및 PC 등을 꼽았다.

HP의 CEO인 엔리크 로어스는 자사의 AI 사이클이 델보다 조금 늦긴 하지만 어쨌든 호황 사이클로 들어설 것이라며 새로운 AI PC의 영향력이 올해 하반기에 작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이에 대비해 PC와 하드웨어를 준비해 놓을 필요가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애플리케이션을 준비해 놓는 것"이라며 "여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우리는 (AI PC) 채택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플랫폼 회사인 뉴타닉스의 CEO인 라지브 하마스와미는 최근 강력한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기업들이 AI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돈을 쓰고 실험해 보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 지원과 문서화, 기술 지원, 사기 탐지 등의 작업과 관련해 생성형 AI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3D 디자인 회사인 오토데스크의 CEO인 앤드류 아나그노스트는 "우리는 AI의 매우 초기 단계에 있지만 향후 수개월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생성형 AI를 기존 애플리케이션에 부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퓨처럼 그룹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대니얼 뉴먼은 실리콘에서 시작된 AI 혁신이 클라우드부터 엣지 컴퓨팅(개인용 PC 등)과 디바이스 같은 인프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고객과 기업을 위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 양을 활용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것이 궁극적인 비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AI 혁신의 초기 승자로 세일즈포스와 서비스나우, 오라클, 워크데이,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브릭스, 델 등을 꼽았다.

소프트웨어 회사인 C3.ai의 CEO인 톰 시벨은 지난 5분기 동안 매출액 성장세가 가속화했으며 2020년 말에 상장한 이래로 매 분기 매출액이 C3.ai가 미리 제시한 매출액 가이던스를 뛰어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이 기업용 AI 기회가 일시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는 실제이며 C3.ai는 이 분야의 진짜 플레이어"라고 말했다.

다만 딥페이크와 사회경제적 불평등, 잘못된 데이터로 인한 알고리즘 편향, AI 모델이 생성해낼 수 있는 부정확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검색 결과 등 AI의 가능성과 함께 위험성까지 신중하게 고려하는 과정에서 AI로의 전환이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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