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택연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무서운 신인 김택연(19)이 이승엽(47) 두산 베어스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두산 선수단은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일본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를 무사히 마쳤음을 알렸다. 2월 1일부터 시작한 1차 호주 시드니 캠프에서는 기술 연마와 전술 훈련, 웨이트 트레이닝에 초점을 맞췄다. 실전 위주의 2차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서는 일본프로야구팀과 4경기, 청백전 1경기 등 총 5경기를 소화했다.
귀국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진 이승엽 감독은 야수 MVP로는 김민혁(28)을 꼽으면서 "투수 중에서는 당연히 김택연 선수"라며 캠프 MVP로 뽑길 주저하지 않았다. 이유는 신인다운 패기와 그에 걸맞은 구위 때문이었다. 김택연은 최고 시속 153㎞의 빠른 공에 슬라이더가 일품인 투수. 본인에 따르면 직구 회전수가 평균 2300rpm 이상으로 묵직해서 양의지(37)로부터는 '제2의 오승환'이라 불리기도 했다.
양의지의 칭찬을 전해 듣고 나서는 "충분한 자질을 가지고 있다. 지금 당장은 모르겠지만, 우리가 잘 관리해준다면 분명 그 어떤 투수보다 좋은 투수로 성장할 거라 믿고 있다. 부상 없이 경기 경험만 쌓으면 된다. (김)택연이가 만 19세인데 구위 면에서는 분명히 동 나이대 최고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극찬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두산 김택연. /사진=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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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은 그런 야마카와를 단 2구 만에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고 위기를 잠재웠다. 뒤이어 최고 시속 152㎞의 빠른 공으로 5회도 무실점으로 순식간에 삭제, 1⅓이닝을 공 15개로 퍼펙트 이닝을 만들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이 등판이 이승엽 감독이 연출한 의도된 장면이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안겼다.
이 감독은 "김택연의 강점은 구위도 구위지만, 대담한 성격 같다. 소프트뱅크전에서 위기 상황에서 일부러 홈런왕 출신 4번 타자 상대로 붙여봤다. 그런데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위기 관리하는 걸 보면서 예사롭지 않다 생각했다. 구위 면에서도 회전수가 좋은 투수이기 때문에 빠른 공을 노리고 있는 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당하거나 난타당하는 유형은 아닌 거 같다"고 감탄했다.
예상 밖의 뛰어난 호투를 보여주면서 현재 두산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뒷문을 맡아줄지도 기대받고 있다. 일단은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 이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현재 마무리 쪽에서 불안한 모습이 많이 보인다. 시범경기 10경기 동안 상황을 보면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며 "김택연은 이제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선수이기 때문에 우리도 큰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마음은 김택연이 편한 마음으로 프로무대에 적응해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택연은 조금 더 지켜보려 한다. 이닝 수가 많진 않지만, 상대를 압도할 만한 구위를 가지고 있다. 시범 경기를 통해 조금 더 신중히 보면서 투수 코치와 상의 후 보직을 결정지으려 한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택연은 감독과 선배들의 칭찬에 고마움을 나타내면서도 최정(37·SSG 랜더스)과 맞대결을 꿈꿨다. 김택연은 "난 직구를 자신 있게 던지는 배짱 있는 모습이 장점이다. (양의지의 오승환 비유에) 선배님이 그렇게 봐주신 것 자체로 영광이고 감사드린다"면서 "어느 보직이든 맡겨만 주신다면 잘할 자신이 있다. 마무리든 어디든 부담스러운 건 없고 모든 걸 다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년 동안 다치지 않고 프로 생활을 하는 것이 목표다. 1군에 진입해 신인왕을 하는 것이 올해 최종 목표다. 1군에서는 최정 선배님을 만나고 싶다. 어렸을 때부터 많이 본 선배님이고, 아직 현역으로 홈런을 잘 치는 분이라 상대해 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