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녹인' 신의 한수…유일하게 수익 15% 낸 '홍콩 ELS'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24.03.07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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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홍콩 H지수' 추이/그래픽=이지혜최근 3년 '홍콩 H지수' 추이/그래픽=이지혜


홍콩 H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주가연계증권)에서 1조원 넘는 손실이 발생했지만 3년간 15.5%의 수익을 내고 상환된 ELS가 확인됐다. '녹인'(knock-in·하한한계가격)이 다른 상품보다 낮게 설정된 덕분이다. 녹인설정이 50%인 KB국민은행의 ELS는 현재 H지수가 유지되면 오는 7월 하순부터 대부분 수익구간으로 돌아선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판매한 H지수를 기초자산의 하나로 한 'ELS 25738회'가 수익률 15.48%(연 5.16%)로 만기상환된다. 지난 4일 수익상환(만기일)이 확정됐고 7일 투자자에게 상환될 예정이다. 'ELS 25738회'는 기초자산으로 H지수와 유로스톡스50, S&P500을 사용한다. 총 80억원이 온라인으로 판매됐다.



올해 홍콩 ELS 가운데 수익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올들어 지난 5일까지 홍콩 ELS는 총 617개 상환됐는데 모두 손실이 발생했다. 만기금액 약 2조5390억원 중 1조3490억원의 손실(손실률 53.1%)이 발생했다.

대부분 홍콩 ELS가 50% 넘는 손실률을 기록 중임에도 해당 상품이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낮은 녹인 때문이다. 해당 상품의 녹인은 43%다. 3년 동안 '하나의 기초자산이라도 종가가 최초기준가격의 43% 미만인 적이 없는 경우' 수익이 나는 구조다.



해당 상품의 H지수 최초기준가격은 1만1325.58(2021년 3월4일)이다. 만기까지 H지수가 기준가격의 43%인 4870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을 올린다. 2021년 이후 H지수가 가장 낮은 때는 2022년 10월31일인 4938.56이다.

녹인이 43%로 설정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홍콩 ELS를 가장 많이 판매한 국민은행은 대부분 녹인이 50%로 설정됐다. 다만 녹인설정으로 H지수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반토막 랠리'는 오는 7월 중순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H지수가 기존 최저점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최초기준가격이 9877.12 이상인 ELS 상품은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2021년 상반기 1만선 이상 유지한 H지수는 그해 하반기부터 하락해 7월 말에는 9091.51까지 떨어졌다.


현재 H지수 기준이라면 국민은행에서 판매된 홍콩 ELS는 오는 7월 하순부터 대부분 손실이 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이 판매한 홍콩 ELS 중 올 상반기에 도래하는 물량이 4조7000억원가량 된다. 50%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했을 때 약 2조3500억원의 손실이 추산된다.

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만기도래 물량이 상반기의 절반이고 판매 당시 H지수도 상대적으로 낮아 손실률도 낮아진다"며 "중국 양회 등을 계기로 H지수가 상승해 투자자의 손실률이 최소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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